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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치-스피치 자신감을 쌓은 방법 7살​ 때 즈음의 일이다.​지금도 아들이라면 눈이 밝아지는 어머니는, 어딜 가더라도 나를 데리고 다니셨다.시장은 어머니과 자주가던 곳이었다. 해가 산을 타고 넘어가던 즈음이 되면 어머니와 시장을 함께 가곤 했다. 어린 내 눈에는 시장은 볼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은 별천지와 같았다. 특히 사람구경이 재미났다. 한 번은 어머니가 상추를 사며 흥정을 했다. 지금 생각하면 500원이 대수인가 싶지만, 당시에는 할 수 있는게 제법 많은 돈이라서 그랬는지 어머니는 물건값을 깎았다. 깎았다고만 표현하면 요즘 말하는 진상같아 보이겠지만, 어머니는 깎는 만큼 주신 것도 있었다. ​“사장님 얼굴이 고우시네” “할머니는 할머니 안 같은데” 따위의 칭찬이 에누리 만큼의 답례였다. 별것 아닐지 모르는 가벼운 말이 상인들의 마음..
생각 정리-누에게 밥을 먹으면 비가 내린다 누에가 밥을 먹으면 비가 내린다는 말은 거짓이 아니다.나 어릴 적에 외가댁에서는 돈 되는 일이라면 대부분 손을 댔었다. 논농사 밭농사는 물론이고 담배도 키웠다. 양잠도 그중 하나였다. 외가댁 뒷마당을 넘어가면 검은색 비닐로 덮어둔 큰 하우스 세 동이 있었다. 안에는 대나무로 얽어맨 틀이 어렸던 내 키를 넘길 정도로 높다랗게 늘어서 있었다. 틀에는 기다랗게 잘린 뽕나무 가지가 가득했다. 뽕잎마다 누에가 가득 앉아 있었는데, 연신 머리를 움직이며 뽕잎을 갉았다. 하우스 안에서는 비가 오듯이 귀를 간질이는 소리가 계속 울렸는데, 누에가 뽕잎을 갉는 소리였다. ​털이 수북한 송충이를 보면 눈이 찌푸려지기 일쑤지만, 누에는 그렇지 않다. 젖빛의 몸통은 연한 키틴질로 덮여 있어 만져보면 제법 부드럽다. 원통형의 몸..
생각 정리-자녀를 가르치기 전에 해야할 것. "자녀를 가르치기 전에 자기 눈에 감긴 수건부터 풀라"-탈무드-  어렸을 때 자주 듣던 말을 떠올리면, 대체로 '훌륭한 사람이 돼라'였던 것 같습니다. 철없던 시절에는 '훌륭한 사람'의 기준이 뭔지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었지만, 어른들의 의도한 의미는 '공부 잘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반에서 몇 등인지 시험은 잘 봤는지, 운동회 달리기에서 이겼는지 따위 같은 말도 자주 들었던 모양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공부도 달리기도 잘하지 못했습니다. 남과의 경쟁은 어렵더군요 그보다는 호기심에 빠지기가 재미있었습니다.​영화를 좋아해서 매주 '출발비디오여행'를 본방 사수했고 플라모델을 좋아해 좁은 방에서 도색용 스프레이를 뿌리보니 콧구멍이 빨개지기도 했습니다. 부모님은 공부를 강요하기보다, 하고 싶은 것을 해보라..
생각 정리-문서를 예쁘게 만드는 습관 ‘자료를 예쁘게 아니면 인상 깊게 만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나요?’ 라는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저는 디자이너가 아니기 때문에 오랫동안 들인 습관을 소개합니다. 바로 예쁜 걸 보는 겁니다. 예를 들면 잡지입니다. 이왕이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잡지들 위주로 봅니다. 처음에는 그냥 봅니다. 두 번째는 글과 사진의 어울림을 봅니다. 세 번째는 글과 사진 그리고 구성을 봅니다. 이왕이면 어떤 색을 주로 썼는지도 봅니다. 보다 보면 일정한 규칙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규칙을 내 자료에 넣다 보면 보기에도 예쁘고 인상 깊은 결과물이 나오곤 했습니다 ​잡지 보기 말고 다른 습관이 있다면 백화점을 찾는 겁니다. 백화점은 고객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여러 관점에서 고민한 결과물들이 춤을 추는 곳입니다. 심지어 ..
생각 정리- "제 일은 손님의 아침을 여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상경한지 20년이 다 되어갑니다.대전에서 태어나 27년 살고 올라왔으니, 지금껏 살아온 시간의 절반을 수도권에서 보낸 셈이 됩니다. 처음에는 금호동이었습니다. 그러고는 천호동 그다음에는 봉천동 그다음에는 이태원, 마지막은 창동이었습니다. 이곳저곳 자주 이부자리를 옮겨 다녔네요. 서울 서쪽을 제외하고 말이죠. 봉천동에 살았을 때 뱅뱅사거리로 출퇴근을 했습니다. 애증이 뒤섞인 첫 직장이자 두 번째, 세 번째 직장이 있던 곳입니다. (두 번이나 퇴사하고 재입사를 반복했다는 소리입니다.) 지하철을 타고 갈 때도 있었지만, 귀차니즘이 온몸을 휘감을 때면 나름 사치 좀 부려보겠다고 택시도 탔습니다. 정확한 시기가 떠오르지는 않지만, 한 택시 기사님이 기억 한구석에 남아 있네요. 급한 마음에 잡아탄 그 택시는 처음에..
생각 정리-안 먹어보면 모른다. 내가 어릴 적에는 리모컨은커녕 빙글빙글 도는 손잡이(그때는 로터리식이라고 했다.)를 돌려 TV 채널을 골랐다. 그 TV로 봤던 1988년 서울 올림픽 개막식은 잊을 수가 없다. 지금이야 거짓으로 확인되었지만, 비둘기 수십 마리가 통구이가 되었다는 설이 난무했던 성화 점화식을 생중계로 봤으니 말이다. 그로부터 5년 뒤, 우리나라에 큰 행사가 또 열렸다. 서울에서 치러진 올림픽과는 달리 행사는 직접 가볼 수 있었다. 1993년 대전 세계 박람회, 다시 말해 '93 대전 엑스포'였다.​예나 지금이나 대전에는 보고 즐길 것이 없다. 오죽하면 대전 시장도 ‘노후를 보내기 좋은 도시’라고 했을 정도라며 공언했을 정도니 말 다했다. 그 만큼 대전에는 별일도 없고 놀 곳도 없다. 뉴스에서 종종 나오는 기상재난도 강림을..
생각 정리- 대중 앞에서 말을 시작할 때 강의 나가기 전까지는 오프닝에서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민을 합니다만, 결국에는 다른 말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오프닝을 깊게 준비하는 편은 아닙니다. 오히려 생활하면서 강의 주제와 대상과 맞닿을 수 있으며 비유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지 살펴두는 편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출강처에 일찍 도착한 나머지 기다리는 시간 동안 읽은 책에서 오프닝으로 삼을 이야기를 꺼내들기도 합니다.​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얼마 전에 모 도시공사에 출강을 나갔습니다. 버릇대로 1시간 일찍 도착할 의도로 움직였지만 2시간이나 빨리 도착했지요. 새벽시간에 어디 갈 곳도 없어 차에 앉아 책을 읽었습니다. ‘난생처음 읽는 미술사 이야기’라는 책이었습니다. 마침 로마의 부흥기를 읽고 있었습니다. 로마가 제국으로 성장하는 데는 도로와 ..
생각 정리-인생을 풍요롭게 가꾸는 것들 '인생을 풍요롭게 가꾸고 싶다면 음악과 시 그리고 춤을 추어라' 시는 어려워 내외했고 춤은 생각만 했지 스텝을 밟아보지는 못했습니다. 다행히 음악은 곁에 두었네요. 즐겨 듣기도 하고 연주도 했습니다. 연주를 했다는 말은 악기를 다를 줄 안다는 소리지요. ​제게는 평생 함께하고 있는 벗이 있습니다. 바로 기타입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제 곁을 지켜왔으니 친우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이 기타란 놈은 신통한 구석이 있습니다. 즐거울 때면 흥을 돋우어줬고 슬플 때는 위로를, 썸녀 눈을 사로잡는데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기타는 피아노만큼 사람들이 사랑하는 악기지만, 익히기 쉬운 악기는 아닙니다. 건반을 누르기만 해도 소리가 나는 피아노와는 달리 기타는 올바르게 잡기부터 등용문입니다.​잠시 기타 가족을 소개해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