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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정리-내가 왜 그랬는지 알 수 있는 방법. 매번 느끼지만, 육아는 '나와 마주하는 시간이며 나를 닦는 시간'과 같습니다. 아이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세상에 내놓았으니 책임을 져야 하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저도 인간이라 감정과 이성의 교차점에서 잘못 판단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혹은 행동했는지 살피다 저에 대해 더 이해하기도 합니다. 저희 아이들은 오후 9시 30분이면 잠자리에 듭니다. 불금과 토요일은 좀 늦게까지 놀도록 두지만, 평일에는 어김없이 9시 30분이 취침시간입니다. 제가 새벽에 일어나야 하기도 하고 일정한 생활 리듬을 심어주고 싶기도 해서입니다. 아이들 재우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좀 더 어릴 때는 힘들었지만 말이죠. 지금은 이야기꽃을 피우다 보면 금세 잠듭니다. 그리고 이제는 제가 할 필요 없습니다. 셋이 돌아가..
생각 정리-동물과 산다는 것 오랫동안 기른 개가 있습니다. 아버지가 파출소에 근무하셨을 때, 유기견으로 들어온 녀석이었지요. 몇 달이 지나도 주인이 나타날 기미가 없었어요. 마침 '우리도 개를 길러볼까?’하는 분위기가 집에 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녀석은 저희 집식구가 됩니다.  이름하여 '짱구’   크레용 신짱에 나오는 흰둥이에 착안해서 '짱구'라고 이름을 지었죠. (뭘까요 이 생각의 흐름은 ㅋㅋ) 믹스견이었지만, 절묘한 믹스로 꽤나 예뼜던 짱구는 똘똘하기까지 해서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시작합니다. 무뚝뚝했던 아버지가 등산 갈 때마다 데리고 갈 정도였으니까요.  한 번은 제가 놀아주려고 데리고 나갔는데, 장난을 쳐봤습니다. 녀석이 공원을 뛰는 사이에 나무 뒤로 숨었더니, 녀석은 엄청나게 불안해하며 저를 찾았습니다. 인기척을..
생각 정리-너도 그랬잖아, 에밀리한테 "너도 그랬잖아, 에밀리한테"-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중에서-  최애 영화 중 하나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입니다. 앤 해서웨이가 예쁘게 나오기 때문에, 메릴 스트립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어서, 영어가 제법 잘 들리는 영화라서와 같은 이유가 있지만, 하나를 꼽으라면, 자신의 정체성과 목표의 본질을 꺠닿는 장면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그 장면은 모두들 알고 계실겁니다. 바로 영화 후반부에 두 주연배우가 차 안에서 나누는 대화죠. 앤디(앤 해서웨이)는 독하디 독한 편집장의 비위를 맞춰가며 결국 살아남고 커리어를 키울 위치에섭니다. 그때 둘은 옳으냐 그르냐로 논쟁을 합니다. 머랜다(메릴 스트립)은 모두가 자기처럼 되길 원하고, 너도 그랬지 않느냐며 일갈합니다. 너는 아니라고 하지만 선택한 건 너라는 사실..
생각 정리-하우스 오브 카드와 미스 슬로운 그리고 쥐새끼 '하우스 오브 카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중에서 보석 같은 작품입니다.(배우 문제로 끝이 문제였지만...) 누군가 이렇게 평가하더군요 드라마 웨스트윙은 미국 정치의 이상향을 표현했다면, 하우스 오브 카드는 현실을 표현했다고 말이죠. 그래서 빌 클린턴 대통령도 워싱턴 현실 정치와 무척 닮았다고 평했나 봅니다.   드라마의 주인공 프랭크 언더우드는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오직 본인의 능력만으로 하원의원 원내총무에 오르고 본인이 판을 짜 대통령직에 오르기까지 합니다. 다만 그 행보가 공익에 충실한 길이 아닌 오직 ‘사익’에 충실했던 게 문제였지요. (그래서 그런지 그가 대통령이 된 뒤로는 망하는 모습만 나옵니다) 그와 얽혀 있는 인물들도 하나같이 사익이 집중합니다. 표현하자면 ‘자리 보존’입니다. 한때는..
생각 정리-고양이는 멍청하지 않아. 고양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어느날 아는 형님에게 전화가 왔었지요. 자기 친구가 고양이 새끼를 길에서 주워 살려놨는데 키울 생각 있냐고 묻더군요. 마침 긴 자취생활에 외로움을 타던 때라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며칠 뒤 생후 3개월 남짓한 새끼 고양이를 식객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헤아려보니 올해로 10년째입니다.  보고 있으면 기분이 한없이 좋아지는 이녀석들은 개보다도 신통방통한 면이 많습니다. 똥오줌은 알아서 가리고, 산책가자며 칭얼대지도 않습니다. 밥은 알아서 먹고, 노린내도 나지 않아요. 혼자 사는 사람에게 고양이만큼 함께 살기 편한 동물도 없다고 해도 될겁니다. 물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지요. 먼저, 고양이는 부른다고 오지 않습니다. 개보다 멍청해서 그럴까 싶다가도 키워보면 아니었습니다.고양이는 사람..
생각 정리-예산도 삭감되고 국격도 삭감되고 작년 2023년 11월 2일윤석렬 정부의 지출 계획을 살펴보고 쓴 글입니다.  "영수증을 보면 그의 본심을 알 수 있다." 제 카드 내역서를 들여다봤습니다. 먹거리에 쓴 비용보다. 교통비나 자기 계발비에 지출이 높았습니다. 많지 않은 수입을 어떻게 쪼개 쓸지를 고민하면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식사에는 지갑을 열지 않고 새벽 수영 같은 자기 계발에는 투자를 늘렸습니다. 생각해 보면 저는 식사에는 별로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되도록이면 집에서 있는 반찬 꺼내 먹거나, 밖에서도 정말 간단히 먹고 맙니다. 식사의 중요도가 제게는 낮고 심지어는 아깝다고 생각하는구나 싶습니다.  누가 그랬습니다. 그 사람의 영수증을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진심을 알 수 있다고 말입니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관계에 관한 지..
생각 정리-누에게 밥을 먹으면 비가 내린다 누에가 밥을 먹으면 비가 내린다는 말은 거짓이 아니다.나 어릴 적에 외가댁에서는 돈 되는 일이라면 대부분 손을 댔었다. 논농사 밭농사는 물론이고 담배도 키웠다. 양잠도 그중 하나였다. 외가댁 뒷마당을 넘어가면 검은색 비닐로 덮어둔 큰 하우스 세 동이 있었다. 안에는 대나무로 얽어맨 틀이 어렸던 내 키를 넘길 정도로 높다랗게 늘어서 있었다. 틀에는 기다랗게 잘린 뽕나무 가지가 가득했다. 뽕잎마다 누에가 가득 앉아 있었는데, 연신 머리를 움직이며 뽕잎을 갉았다. 하우스 안에서는 비가 오듯이 귀를 간질이는 소리가 계속 울렸는데, 누에가 뽕잎을 갉는 소리였다. ​털이 수북한 송충이를 보면 눈이 찌푸려지기 일쑤지만, 누에는 그렇지 않다. 젖빛의 몸통은 연한 키틴질로 덮여 있어 만져보면 제법 부드럽다. 원통형의 몸..
생각 정리-자녀를 가르치기 전에 해야할 것. "자녀를 가르치기 전에 자기 눈에 감긴 수건부터 풀라"-탈무드-  어렸을 때 자주 듣던 말을 떠올리면, 대체로 '훌륭한 사람이 돼라'였던 것 같습니다. 철없던 시절에는 '훌륭한 사람'의 기준이 뭔지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었지만, 어른들의 의도한 의미는 '공부 잘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반에서 몇 등인지 시험은 잘 봤는지, 운동회 달리기에서 이겼는지 따위 같은 말도 자주 들었던 모양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공부도 달리기도 잘하지 못했습니다. 남과의 경쟁은 어렵더군요 그보다는 호기심에 빠지기가 재미있었습니다.​영화를 좋아해서 매주 '출발비디오여행'를 본방 사수했고 플라모델을 좋아해 좁은 방에서 도색용 스프레이를 뿌리보니 콧구멍이 빨개지기도 했습니다. 부모님은 공부를 강요하기보다, 하고 싶은 것을 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