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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정리-얼렁뚱땅의 가장 큰 피해자는? "야 끝까지 짚어! 너무 빨라!" 지난 주말의 일이었다. 기타를 치기 시작한 내게 친구가 타박을 시작했다. 선율이 말끔히 끝나기도 전에 코드를 짚고 있는 손을 뗀다면서 너무 성급하다고 했다. 그렇게 연주하면 소리가 지저분하다고도 했다. 나는 '공연 하는 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까지 하느냐, 오랜만에 처서 그렇다'라고 변호하며 웃어넘겨버렸다.​조금 지나니 무언가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기 시작했다. 끝까지 짚지 않으니 깔끔하지 못하다던 친구의 말과 '넌 왜 하다 마느냐, 끝마무리가 좋지 않다, 대충대충 한다, 얼렁뚱땅한다'라는 말들이 겹쳐 들리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아버지가 내게 했던 말, 친구들이 했던 말, 선생님이나 선배들이 했던 말들로 이어졌다. 이윽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군대에서 2년 넘게 얼굴..
생각 정리-인어 할머니의 비밀 며칠 전에 시작한 아침 수영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레인에 뛰어 들어서 그런지 500m도 하기 힘들었는데, 오늘 700m까지 해낸 걸 보니 점점 예전 컨디션이 돌아오는 모양입니다. 수영장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놀라울 정도로 오랫동안 레인을 왕복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인어인가 할 정도로 여유롭게 물 위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걸 보고 있으면 경이롭기도 합니다. 정말 놀라운 사실은 그들은 보통 할머니라는 점입니다. ​할머니들을 따라 레인을 돌다 보면 분명 그들의 몸짓은 다릅니다. 마치 물과 하나가 된 것만 같은 동작으로 여유롭게 헤엄을 칩니다. 몸은 물에 둥실 뜬 상태에서 팔과 다리는 최소한으로 움직여 전진합니다. 분명 할머니들 보다 제가 빠릅니다. 50m를 35초 정도로 끊을 수 있으니 느..
생각 정리-수영하면 다시 느낀 '정말 빨리 배우는 법' 올해 여름은 수영과 함께 보냈습니다. 새벽마다 수영장을 찾았죠. 다만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수영 실력이 늘지 않았거든요. 장거리든 단거리든 결과가 탐탁지 않습니다. 500m만 헤엄쳐도 금세 지쳐 그만두기 일쑤였고, 단거리 기록도 좋아지질 않습니다. 실력이 늘어야 재미가 있고, 목표로 향하는 여정을 견딜 수 있는 법인데,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으니 관둘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체중이 줄지 않기도 하고 말이죠 소곤소곤…)​그래도 칼을 빼 들었는데 뭐라도 해야지 싶어 생각하던 차에 한 사람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수영장을 찾을 때면 같은 레인에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젊은 용모에 부드러운 몸놀림으로 물과 하나가 된 것만 같은 아우라를 뿜는 분이었죠. 나중에 안 사살이지만, 선수 출신이라고 하더군요. 그 ..
생각 정리-'아빠가 너무 슬퍼서 빵을 사 먹었어'라고 아이들에게 말하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아빠가 너무 슬퍼서 빵을 사 먹었어’라며 아이들에게 묻는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요? MBTI나 성격유형 등의 검사 결과를 신봉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래도 재미로는 즐깁니다. 때로는 놀랄 정도인 결과가 나오기고 하거든요. 저희 딸 쌍둥이들의 기질은 저와 아내의 기질을 비빔밥처럼 섞어 만들었다고 해도 될 정도로 절묘합니다. 표면적으로는 1호 딸이 저를 닮았습니다. 외향적이거든요. 2호 딸은 아내를 닮았습니다. 내향적이기 때문이죠. 그래서인지 1호 딸은 무엇이든 빨리 배우지만, 쉽게 싫증을 냅니다. 2호 딸은 배우는 게 느리지만, 높은 집중력을 보이죠. 여기까지만 보면 단순히 1호가 저를 닮고 2호가 아내를 닮았구나 하며 결론을 내리게 되겠지만, 더 지켜보면 또 다릅니다. ​‘아빠가 너무 슬퍼서 빵을 사 먹..
생각 정리-재능이 꽃을 피우려면? "아뇨 훈련받는 겁니다" 작년인지 올 초인지 가물가물합니다만, 또렷이 기억납니다. 시인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진 때가 말이죠. 세상에 대한 사유나 사람에 대한 감상을 탁월한 은유로 풀어내는 시인에 대해 고정관념이 있었습니다. 타고난 재능이 있겠지 싶었던 거죠. 정말 그럴까 싶어 시인에게 물었습니다. 그가 말하길 언어적 감수성이 예민할 순 있겠지만, 시상을 글로 풀어내는 건 결국 훈련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사물을 보고 또 보고 더 깊은 곳을 들여다보려는 의도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말을 떠올리면 사진도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무얼 찍을지, 어떻게 찍을지 알기 어렵습니다. 사람은 콩알만 하게 풍경은 거대하게 담기도 하고 노출이 뭔지 감도 잡기 어렵기도 합니다. 그런데 찍다 보면, 그러니까 들여..
생각 정리-다들 알고 있는 성공 방정식 "원하는 게 있으면 잘게 쪼개서 조금씩 해봐. 그러면 얼추 얻게 될꺼야"(얻지 못해도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게 있지)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과 경험을 쌓게 하는 노하우였습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목표를 세웁니다. 골에 도착하기까지의 계획도 세웁니다. 그리고 그 계획대로 함께 합니다. 자녀가 중간에 포기하지 않도록 기운을 끌어내기도 하고 마음을 환기하는 법도 알려줍니다. 타고난 엄청난 재능으로 한 번에 이루기가 아닌 조금씩 모아 이루도록 이끕니다. 가볍게 100만 원 모으기부터 크게는 책 쓰기까지 규모를 점점 키우면서 말입니다. 자녀는 이 과정으로 매일 조금씩 실행하기, 실행하기 위한 자기관리, 자기관리를 응원해 줄 인간관계 그리고 ‘생각보다는 행동’의 중요성을 얻게 됩니다...
생각 정리-불쾌한 학습지 불쾌한 학습지가 있습니다.페이스북에 광고가 하나 올라왔습니다. 성우가 되라며(일전에 쓴 정말 사기 광고는 아님) 현직 성우가 만든 학습지(방법론과 캐릭터 분석, 훈련법 등)를 통해 공부하고, 성우로 활동하며 돈을 벌라는 광고였습니다. 광고는 '아무런 준비 없이 8주 후면 성우로 데뷔할 수 있다'라고 헤드 카피를 써놨고, 티빙과 왓챠 등에 데뷔할 수 있는 기회(오디션이겠지..)를 준다고 조그맣게 적어놨더군요.  우리나라 성우는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뉩니다.방송사 전속 시험에 합격해 전속 기간을 거쳐 협회에 등록된 '협회 성우'와 전속 시험에 합격하지는 못했지만, 실력이 출중해 성우로 일을 하는 '비협회 성우'가 그것입니다. 둘의 큰 차이라면 협회 성우는 협회 성우에 준하는 몸값을 받을 수 있고, 지상파나..
생각 정리-당신은 이미 알고있다. XX를 잘하는 방법을. '잘하는 비결은 특별하지 않다. 이미 다 알고 있는 방법이다' 어려서부터 수영을 좋아했다. 어른이 되어서도 수영을 가까이했다. 특히 나 같은 척추측만증+디스크 환자에게 수영은 최고의 운동 중 하나이다. 다니고 있는 동내 수영장은 대회 규격인 50m 레인이 설치되어 있는데, 25m 풀과 달라서인지 욕심이 생겼다. 천천히 오래 수영하기보다, 빠르고 강하게 기록을 단축하고 싶어졌다. 업그레이드해야 할 부분 중 하나는 팔 동작이었다.  힘을 최소화해서 오래 수영하기를 지향했는데 이런 팔 동작으로는 강한 추진력을 얻기 힘들다. 물을 잡아 미는 동작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었다. 몇 가지 동작을 익혀 바꿔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이미 배어있는 동작 때문이었는데, 폼을 교정하기 위해서 초급 레인으로 바꿨다. 반사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