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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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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정리-성적이, 진로를 결정할 때 발목을 잡지 않도록... 담당자가 헐레벌떡 뛰어왔다.표정에는 난감한 기색이 짙었다. 그녀는 숨을 몰아쉬며 내게 전했다.​'사회자님 혹시 영어로 진행 되세요?'​술 마시는데 쓰는 영어라면 모를까,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자리에 어울리는 영어는 할 줄을 몰랐다. 할 수 있다고 허풍 치기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하니 단호하게 '아뇨'라고 답했다. '적당히 번역기 돌려서 문장 만들어 하면 될 텐데'라는 생각에 서둘러 파파고를 부를 생각을 하고, '적당히 문장 만들어서 하는 건 됩니다'라고 담당자에게 말했지만, 아무래도 기각이었다. ​​자세한 내막은 이렇다. ​나는 주말이면 기업행사나 결혼식 전문 사회자로 변신한다.  행사장에서 활약한지는 10년이 넘었다. 인연을 맺은 커플은 1천 쌍이 넘었다. 그날은 토요일 저녁 미국식 피로연 파티를 겸한 ..
생각 정리-당신의 무대는 어디인가요? 작년 1월부터 시작한 글씨 연습은 여전히 하고 있습니다.​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도 아니고, 공명심 때문도 아닙니다.  누가 알아봐 주면 좋겠다 싶은 인간적인 마음은 지니고 있지만, 아니어도 그만입니다. 어쨌거나 저를 위해서 투자하는 일이니까요. ​글씨 연습을 해오면서 되새기게 된 사실 중에는 '장인은 도구 탓을 하지 않지만,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한 환경을 고집해야 된다"가 있습니다. 아무거나 잡아도 기량을 보여줄 능력은 되지만, 이름에 걸맞을 정도로 감동적인 무언가를 보여주려면, 환경 설정과 유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표현해도 되겠습니다. '자신의 무대' 말입니다. 나이가 드니, 달인들이 왜 자신만의 영역을 꾸리는지 알게 된 거지요. 저도 그런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생각 정리-우린 저마다의 돌덩이를 밀고 있다. 매주 일요일은 묵은 속을 정리하는 기분이 든다. 일주일 동안 쌓인 분리수거 쓰레기를 버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아파트마다 분리수거 정책이 다를 텐데,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매주 한 번씩이다. 분리수거일이 되면 유독 눈에 띄는 사람이 있다. 다름인 나다.​다른 집들은 한 손에, 혹은 양손에 아니면, 작은 카트로 쓰레기를 내다 버린다. 나는 아이들용 왜건에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쓰레기를 쌓아 버린다. 분리수거를 돕는 경비원분이 그러더라.  단지에서 나 같은 집이 세집 정도 된다고 말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집들 모두 쌍둥이를 키우는 집이었다. ​지난 주말에는 쓰레기를 쌓은 왜건이 유독 무거웠다. 75리터 쓰레기봉투에 꽉꽉 눌러 담은 폐기물도 있었다. 마음에 부처님을 모시려고 애쓰지만, 이렇게 ..
생각 정리-먹는 모습만 봐도 배려심을 엿볼 수 있다. 배려심은 ‘먹는 방법’에서 알 수 있다는 말에 공감하시나요? 부끄럽게도 저는 많이 공감합니다. 부끄럽다고 한 이유는 저는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음식 앞에서는 말입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에게 많이 들었던 말이 ‘너는 어쩜 너만 아니’였습니다. 부모님도 동생도 챙기지 않고 자기 잇속만 챙기는다는 말씀이었지요. 어릴 때는 잔소리로 치부했던 말이지만 나이를 먹고 그것도 30줄에 들어서야 그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먹는 방법에서 배려심을 엿볼 수 있다는 말은, 식욕에 매몰되느냐 욕구를 이기고 주위를 살피느냐라는 말일 겁니다. 배고파도 참고, 같이 먹는 사람을 살필 수 있다면 그만큼 상대를 신경 써주는 사람이란 말이겠죠. 이 생각으로 저를 보면 부끄러웠던 일화가 많습니다. 동아리 ..
생각 정리-나쁜 습관을 버리는 방법이 있을까? 다른 사람에게 꼭 권할 습관이 있다면 바로 운동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다람쥐처럼 재빠르게 공을 찰 정도로 기량이 뛰어난 사람은 아닙니다. 제가 하는 운동은 주로 ‘혼자 하는’운동이니 말입니다. 혼자 하는 운동 중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좋아합니다. 웨이트 트레이닝 기구 중에 ‘렛 풀 다운’이라는 물건이 있습니다. 어깨너비보다 넓은 봉이 매달려 있는 기구인데요. 턱걸이를 반대로 하는 기구입니다. 턱걸이를 '풀 업'이라고 하는데요. 풀 업을 하기에 힘이 부족하거나, 다양한 각도로 등 근육을 자극하는데 유용합니다.  운동을 처음 하는 사람은 이 '렛 풀 다운'을 어렵게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코치들은 ‘등을 활처럼 펴고 봉을 쇄골 근처까지 당기되 팔 힘으로 당기지 말고 등 근육에 긴장을 줘, 쥐어짜듯이 당겨라..
생각 정리-우울한 표정을 웃는 표정으로 바꾸기 "가장 명백한 지혜의 징표는 항상 유쾌하게 지내는 것이다"(몽테뉴) 지난해 말이었습니다. 아이들 어린이집 방학이라 본가에 다녀왔습니다. 이틀째 밤이었습니다. 이층에서 주무시던 아버지는 거실로 나와 잔뜩 찌푸린 얼굴로 뭔가 불평하셨습니다. 알고 보니 방 한편에 켜둔 조그만 조명 때문이었습니다. '이걸 밤새 틀어놨어'라는 말과 함께 말입니다. (실은 몇 시간 되지 않았죠). 그런 아버지를 보며 '작은 LED 조명에 드는 전기세에 부담 가질 벌이가 아니신데 왜 저러실까?'로 시작된 생각은 '내 머릿속 아버지 표정은 웃기보다는 짜증 가득한 얼굴 뿐이다'로 이어졌습니다. ​아버지에게 사소한 거 가지고 그래봐야 아버지만 힘들다, 그러니 담대하게 넘겨보시라고 하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예전에 비슷하게 말씀드리니 '웃..
생각 정리-원하는 일을 이루는 비결 "오늘 나는 이 자리에서 가장 멋진 모습과 목소리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제가 청중 앞에 설 때마다 되뇌는 말입니다. 긍정 에너지를 불어넣는 것으로도 보일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원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떠올리기와도 같습니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행동하는 지향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한창 마케팅 업계에서 출퇴근을 하던 때의 일입니다. 직장 생활에서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을 떠올린다면 좋은 기억은 보고서와 제안서 발표였고 나쁜 기억은 직장 내 관계 문제입니다. 전자는 즐겼고 후자는 서툴렀기 때문입니다. 특히 보고서와 제안서 발표는 직장 생활의 꽃과 같았습니다. 남들은 스트레스 받는다고 할 때 저는 재미있었으니 말입니다. 여덟시간 넘게 사무실에 앉아있기는 고역이었지만, 고객이나 다른 사람 앞에..
생각 정리-할 수 있을 때 하지 않으면, 하고 싶을 때 할 수 없다. "가야 할 때 가지 않으면, 가려 할 때 갈 수 없다" 영화 '세상에서 제일 빠른 인디언'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영화 제목이 특이하지요? 세상에서 제일 빠른 인디언이라니, 인디언 중에 달리기가 제일 빠른 사람의 이야기인가 할 수도 있겠습니다. 실은 이 영화는 한 인간의 도전기이자, 모터사이클 이야기입니다. ​모터사이클 브랜드 중에 ‘할리데이비슨’은 독보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일본 브랜드가 아무리 해도 손에 넣을 수 없었던 ‘자유’라는 이미지를 손에 넣은 회사죠. 모터사이클은 몰라도 할리데이비슨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니 말 다 했지요. 그렇다고 미국에 할리데이비슨만 있는 건 아닙니다. ‘인디언’이란 브랜드도 있습니다. 오히려 할리데이비슨 보다 먼저 시작한 기업입니다. 그 시작은 1901년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