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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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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정리- 대중 앞에서 말을 시작할 때 강의 나가기 전까지는 오프닝에서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민을 합니다만, 결국에는 다른 말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오프닝을 깊게 준비하는 편은 아닙니다. 오히려 생활하면서 강의 주제와 대상과 맞닿을 수 있으며 비유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지 살펴두는 편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출강처에 일찍 도착한 나머지 기다리는 시간 동안 읽은 책에서 오프닝으로 삼을 이야기를 꺼내들기도 합니다.​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얼마 전에 모 도시공사에 출강을 나갔습니다. 버릇대로 1시간 일찍 도착할 의도로 움직였지만 2시간이나 빨리 도착했지요. 새벽시간에 어디 갈 곳도 없어 차에 앉아 책을 읽었습니다. ‘난생처음 읽는 미술사 이야기’라는 책이었습니다. 마침 로마의 부흥기를 읽고 있었습니다. 로마가 제국으로 성장하는 데는 도로와 ..
생각 정리-도와달라고 잘 하시나요? 지금까지 이성을 만나며 알게 된 공통점이 점은 연애에도 결혼에서도 동일합니다. 바로 어떤 공통점이냐면 말이지요. '도움'요청입니다. 그러니까 '도와달라는 경우'가 잦다는 점이죠. 사람에 따라 빈도 차이는 있지만, 없지는 않습니다. 제가 이걸 왜 공통점으로 느끼느냐면 말이지요. 저는 도와 달라고 하지 않는 성격이라 그렇습니다. 일을 안 하면 안 했지, 도와달라는 말은 안 합니다. 민폐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렇다고 안 도와주는 사람은 아닙니다. 지하철에서 캐리어 들고 어려워하는 사람을 보면 스스럼없이 도와드립니다. 하지만 제가 도움을 청하지는 않는다는 거지요.​그런데 말이죠 나이 들면서 확실히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사람과 어울려 사는 사람 그러니까 도움을 줄 수 있고, 도움을 받을 줄도 아는 사람이 성장..
생각 정리-미친놈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누가 당신에게 ‘미친놈’이라고 하면 기분이 나쁜가 좋은가?아니면 무덤덤한가? 나는 무덤덤했다. 그러니까 바보 소리를 듣던, 병신 소리를 들어도 별달리 감정이 요동치지 않았다. 이쯤에서 그쳤으면 다행일지 모르지만, 한술 더 떴는데, ‘헤헤’거리면서 웃기도 했다. 그러니 사람들 눈에는 ‘저 녀석은 욕을 먹어도 좋다고 하는 걸 보니 병신이 맞다’ 싶었을 것이다.​낮에 누가 내게 욕을 하는 일을 겪었다 치자, 그럼 그 당시는 별 반응 없다가, 내 방으로 돌아오면 달라졌다. 욕을 먹었다는 사실, 별 반응하지 않았다는 사실 그리고 웃음거리가 되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분노가 남을 향했으면 좋으련만 나를 향했다. ‘병신같이 반응도 하지 못하고 욕이나 먹고’라는 식으로 말이다.​깊은 바닷속 심해어를 낚는 기분으로 고찰..
[생각 정리] 경제력은 올바른 선택을 위한 전제 조건 중 하나이다. 일전에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아놀드’를 추천했지요? 그 뒤로도 몇 번씩 돌려볼 때마다 깊은 인상이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성취에 대한 끊임없는 욕망이 그를 세 군데 정상에 올려놓았고, '성공한 모습을 상상하며 달려나가다 보니 결국 되었다'라는 그의 말은 큰 영감과 힘이 되었습니다.​그런데 말입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간과하면 안 되는 점이 있습니다. 빈손에서 시작하는 우리가 넘어야 할 큰 언덕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모르는 점도 아닙니다. 잘 알만한 점이지요. 그리고 제가 지켜보니 사업가들은 이점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더군요.  영화 마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보면 주인공의 아버지인 ‘에고’가 등장합니다. 에고는 인간이 아닙니다. 신적 존재라고 할 수 있는 셀레스티얼 일족입니다. 무슨 이유인..
생각 정리-아빠 E+엄마 I=쌍둥이는? 내가 즐기는 놀이가 있는데 사람 관찰이다.사람들 틈에서 들여다 보기를 좋아하고 멀찍이 떨어져서 지켜보기도 한다. 요즘에는 주로 딸아이들을 본다. 쌍둥이라서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고, 두 녀석에게서 나와 아내가 보이기도 하니 신기하기도 하다.​쌍둥이라고 하면 보통 똑같은 생김새를 가진 사람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내 딸들은 다르다. 본디 하나의 사람이 갈라져 둘이 된 쌍둥이가 아닌 애초에 다른 사람이 한 배에서 자란 이란성 쌍둥이다. ‘이런성 쌍둥이도 많이 닮았던데요?’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는데, 내 딸들은 완전히 다르다. 생김새도 성격도 입맛도 모든 것이 다르다. 옷을 똑같이 입혀주지 않으면 쌍둥이인지 몰라보는 사람들이 태반일 정도다.​1호는 외양이 아내와 비슷하다. 자그마한 머리와 좁은 하관 고양이처럼..
생각 정리-남의 회사를 먹은 사람 할랜드 데이비드 센더스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켄터키 주지사로부터 명예 대령직을 수여받기도 했지요. 이 사람은 우리에게 유명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KFC의 창업주지요.그는 지칠 줄 모르는 도전정신으로 자신만의 치킨 브랜드를 일굽니다. 제품을 개발한 사람과 창업주가 일치하는 사례입니다.​맥도날드의 첫 매장은 1940년에 세워졌습니다. 리처드 제임스 맥도날드와 모리스 제임스 맥도날드, 일명 맥도날드 형제가 만들었습니다. 본래 영화판에서 일하던 그들은 요식업으로 전향을 했습니다. 여러 시도 끝에 메뉴와 주문 절차를 간소화한 스피디 시스템을 도입해 근대 패스트푸드의 틀을 만듭니다.​그러나 주식회사 맥도날드의 설립자는 맥도날드 형제가 아닙니다. 제품을 만든 사람과 설립자가 다른 사례죠. 기업 형태의 맥도날드..
생각 정리-유튜브 채널을 골라주지 않았다. 군대와 육아는 닮았다.​군대에 선임이나 간부에게 '그래도 국방부 시계는 간다'라는 말을 듣곤 했다. 군대에서 어떤 부조리가 있어도, 이제 갓 입대한 이등병이어도 결국 다 지나간다는 뜻으로 기억한다. 육아도 비슷하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애가 울어도, 이제 겨우 기어다니기 시작해도 시계는 흐르며, 결국 아이는 자란다. 당장 그 순간은 한여름 무더위 같지만, 이내 옷깃을 여미는 겨울이 된다. 딸들이 담긴 바구니를 양손에 들고 조심스레 집에 왔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아빠 오늘 간식은 뭐야?!' 소리를 듣는 것처럼...​아이들이 제법 자라니, 교육에도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거창하게 영어나 수학 따위 같은 것들은 아닌데,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나 지혜에 대한 교육이다. 예컨대 시간의 소중함..
생각 정리-뜬금 없는 전화 부족사회 중심인 과거에는 어느 집단에나 ‘족장’이 있었습니다. 젊은이들은 어려움이 닥치거나, 궁금한 일이 생기면 족장을 찾아가곤 했습니다. 남들보다 수년을 더 살면서 쌓인 지식과 지혜는 그들을 존경과 권력의 자리에 올려놓았습니다. ​‘기성세대는 지식과 지혜를 바탕으로 권위를 쌓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어른 말씀을 잘 따르라고 했다고 봅니다. 이런 권위는 정보통신의 발달로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X세대부터 기성세대의 권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컴퓨터 앞에서 검색엔진 몇 번 두드리면 필요한 정보가 나왔으니까요. 스마트폰이 세상에 나온 뒤로는 더 빠르게 변했습니다. 이제는 컴퓨터 앞이 아니라도 언제 어디서나 내 눈앞에 있는 어른의 말씀을 반박할 정보를 찾아낼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