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쓰기

(98)
생각 정리-그런 여자는 어디에 있나요? 오래전의 일이다. 연애를 하고 싶다며, 여자 앞에서 재미있게 말하고 싶다던 사람이 있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의 이성관이 궁금해지더라. 그는 '여자는 차 있고, 직장 번듯하고, 돈 잘 벌고 재미있게 말하는 남자를 좋아한다'라고 자주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물론 간과할 수 없는 가치이긴 하지만 '절대 가치'는 아니기에, 그리고 나부터가 차 없고 직장 별로였고 돈도 못 벌고, 재미있게 말하지도 못했지만 연애는 해 왔기 때문에 궁금했다. 그래서 그에게 물었다 '그런 여성분들은 누구에게 소개받은 건가요?'라고. 그는 친구들이 소개해 줬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친구분들과 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지, 친구들 말고 좀 더 지적으로 수준 높은 이야기나 발전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지인은 없는지 물었다. 친구들..
생각 정리-아줌마 차 빼라고! '화를 다스리는 마법의 주문' 며칠 전이었다. 늑장 부린 아이들 아침 등원을 마무리하고 서둘러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길이었다. 편도 2차선, 한 쪽은 좌회전 차로 한 차로는 우회전 차로로 구성된 길로 들어서고 있었다. '저기 우회전이 보인다. 저기만 넘어가면...'라는 생각으로...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 게 인생이라 누가 그랬던가, 마침 검은색 벤츠가 비상등을 켜고 정차 중이었다. 그 차는 우회전 차로를 떡 하니 가로막고 서넛의 사람을 태웠다. 이해되지 않는 행동에 화가 치밀었다. 경음기를 세게 누르고 싶었지만 참았다. 어차피 화를 난들 상대는 알지 못할 것이고 욕은 고스란히 내 귀로 들어올 테니까. 그렇게 나는 마법의 주문을 외웠다.  '그럴 수 있지'  과거의 우리는 보편적 상식이란 말과, 법에도 쓰..
생각 정리-전화 피싱 그 다음 SNS 피싱 '사기는 계속된다' 페이스북에 언제부터인가 '보이스 액터'라는 류의 성우 지원자를 모집한다는 광고가 보이기 시작했다. 성우로 일하고 있으니 거래처도 늘릴 겸 해서, 연락을 취해보니, 카톡으로 안내를 도와드리겠단다. 그런데 카톡 상담원의 대응 방식이 어딘가 모르게 BOT 같았다. 사람이랑 이야기 나누고 싶다고 연락처를 요구했지만, 바쁘다고 알려주지 않았으며, 카톡에 등록된 전화번호는 가짜였다.  페이스북을 봐도, 그들이 주장하는 사명으로는 웹사이트가 나오질 않았는데, 성우 등록을 하라며 홈페이지 링크를 보내왔다. Wix 무료 탬플릿으로 뚝딱 만들었고, 제작에 쓰인 소재들은 허접하기 그지없었다.  마침 웹사이트 하단에 사업자 등록번호가 있길래, 조회해 보니 다른 이름의 회사(녹음 스튜디오)가 나왔다. 보이스..
생각 정리-요리 레시피를 찾아보지 않는 사람. 살기 위해서 음식을 해먹으며 배운 몇가지 사실 2005년 여름 즈음에 자취를 시작하고 2016년에 결혼을 했으니 혼자 밥을 차려 먹은 시간이 한 11년 정도 됩니다. 11년 동안 배달음식으로 식사를 해결한 횟수를 헤아리면 양손과 양발 정도를 채울 정도가 되는데요. 요즘 같은 배달의 시대를 역행하는 기록일 겁니니다. 특별한 이유는 아니고요, 본가에서 보내온 식재료들을 해치우려면 해먹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때가 되면 집 앞에 놓여지는 쌀 한 가마니가 쌀벌레가 파티를 벌이기 전에 없애려면 꼬박꼬박 밥을 해먹어야 했습니다.  살기 위해서 음식을 해먹으며 몇 가지 배운 사실이 있습니다. 한 번은 어머니가 끓인 콩나물 김칫국이 먹고 싶었습니다. 어머니가 끓였던 국의 생김새와 맛을 떠올려보며 비슷한 재료는 다 넣어 ..
생각 정리-감정이 요동치면, 잠시 멈춰야 하는 이유. "오빠! 앞에!!!"급하게 핸들을 트는 순간 아내가 소리쳤습니다. 깜짝 놀라 앞을 보니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달려드는 자전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큰 소리와 함께 자전거와 부딪혔고 운전자는 바닥에 나뒹굴었습니다. 차를 급하게 멈추고 차에서 내려 운전자를 살폈습니다. 그는 고통스러워했고 저는 황급히 119를 눌렀습니다. 시작은 그날 아침이었습니다. 전날 아이들 장난감을 당근 거래로 산 아내가, 구성품을 다 받지 못했다며 외출하는 길에 들러 받아 가자고 했습니다. 판매자가 구성품을 빼먹었는데, 왜 우리가 가서 받아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따지기보다 말없이 따랐습니다. 속은 평온치 못했지요. '왜 탐탁지 않은 거래 과정 때문에 시간을 낭비해야 하는 거지?'로 시작 히니 쌓아두었던 못마땅한 일들이 ..
생각 정리-우울감의 원인은 보통 가까운 곳에 있다. 내 우울감의 범인은 나였다. ‘스스로에게 관대해지지 말라’를 품고 살았던 때가 있다. 타지인 서울에서 어떻게든 잘 해보겠다며, 열정을 불태웠을 때다. 열정과 좌절감은 동전의 양면 같은 사이인 건지 열정만큼 우울하기도 했다.  나는 삼포세대였다. 월세방을 전전했고, 연봉은 보잘것없었으며, 가진 것도 물려받을 것도 없었다. 현실적인 판단을 하자며 이별의 화살을 맞았고, 90%가량 운에 기대야 했던 공부는 끝을 알 수가 없었다. 마음은 누더기가 되었다. 걱정에 잠을 못 잤고, 회사에서는 몽롱한 상태로 실수를 연발했다. 지금에야 그 시절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노라고 하지만, 당시의 나는 자살 충동과도 싸울 정도로 심각했다. 최소한 남 만큼은 해내야 된다는 생각에 '스스로에게 관대해 지지 말라며' 채찍질을 했다...
생각 정리-공교육은 공정한 체계라고 생각하나요? 누군가 '초중고 교육과 시험 체계는 공평하지 않다.'라고 했다. 공부로 이름을 날린 동창이 있었어. 제법 고위급 공무원까지 오른 그는 고등학교 시절 누구보다도 공부를 열심히 했고, 그에 따른 정당한 결과를 얻은 것이며, 학교 공부와 시험 제도는 만인에게 공평한 제도임을 주장했지. 공부 못하는 애들은 노력하지 않았다고 말이야. 조용히 듣던 다른 동창이 한마디 하더군. 그는 공부를 잘하지 못했지만, 다방면에 관심이 많았고, 그 경험을 살려 지식인으로 활동하고 있었어.  "인간은 저마다 기질이 달라. 기질에 따라 오래 집중할 수 있는 아이들이 있고,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있어. 우리나라 공교육 제도는 암기 위주 체계라서 오래 집중할 수 있는 아이들이 두각을 보이기 유리해. 집중력이 좋은 기질을 가진 아이들에게..
생각 정리-우직한 건 미덕이 아니다. 우직하게 한 곳만 보고 살 것인가., 하고 싶은 걸 위해 힘을 기를 것인가. 2007년 즈음 피쳐폰용 게임을 리뷰하는 방송을 찍어 온라인에 연재했다. 지인과 작업을 했는데, 방송 공부를 하던 때라 경험도 쌓을 겸, 즐겁게 작업했다. 콘텐츠 퀄리티는 좋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이슈가 되질 않았다. 당시 유튜브는 지금의 위상이 없었고, 지하철을 타면서 라이브 방송을 볼 수 있던 때가 아니었으니 당연했다. 그렇게 가능성만 본 프로그램은 폐지되었다. 역사에 가정을 하는 것처럼 시간 낭비가 없다곤 하지만, 만약에 내가 대도서관이 데뷔했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 아프리카에서 방송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2024년에 생각해 봤자 덧없는 일이지만, 2009년부터 함께한 S전자의 프로젝트는 제법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