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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정리-우직한 건 미덕이 아니다.

우직하게 한 곳만 보고 살 것인가., 하고 싶은 걸 위해 힘을 기를 것인가.

 

2007년 즈음 피쳐폰용 게임을 리뷰하는 방송을 찍어 온라인에 연재했다. 지인과 작업을 했는데, 방송 공부를 하던 때라 경험도 쌓을 겸, 즐겁게 작업했다. 콘텐츠 퀄리티는 좋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이슈가 되질 않았다. 당시 유튜브는 지금의 위상이 없었고, 지하철을 타면서 라이브 방송을 볼 수 있던 때가 아니었으니 당연했다. 그렇게 가능성만 본 프로그램은 폐지되었다. 역사에 가정을 하는 것처럼 시간 낭비가 없다곤 하지만, 만약에 내가 대도서관이 데뷔했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 아프리카에서 방송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2024년에 생각해 봤자 덧없는 일이지만,

 

2009년부터 함께한 S전자의 프로젝트는 제법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내게도 그들에게도 이력과 경험에 플러스가 되었다. 성과를 낼 수 있던 건, 내가 그들에게 잘 맞춘 게 아니라, 내가 잘하던 것과 그들의 요구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었다. 몇 해 뒤에 관리자로 일하면서 맡았던 브랜드와의 협업이 시원찮게 끝난 걸 보면, 나라는 사람의 성향이 분명해 보인다. 타협할 줄 모르고 제 잘난 맛에 사는 사람이란걸.

 

운 좋게 이런 성미가 시대와 맞아떨어지면 좋겠지만, 운이 제 편이 되는 게 쉬운 일인가? 결국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맞춰 사는 법'을 익혀야 한다. 옳고 그름은 내가 정하는 게 아니고, 대중이 정하는 거라는 생각에서 말이다. 과거에 찢어지게 가난했지만, 현대에 칭송받는 예술가들, 시대가 그들을 품을 역량이 없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대중이 원하는 걸 주지 않았기에 그들은 가난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왼편을 가리킨들 대중 모두가 오른편을 가리키면 밥을 굶을 수밖에 없다. 

 

어떤 영화배우의 말이 떠오른다. 대단한 연기력에 스타성을 지녔지만, 데뷔 초 B급 영화를 전전하던 그는 성공한 뒤에 '왜 그런 B급 영화에 출연하셨나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그는 '내가 하고 싶은 배역을 맡기 위해 힘을 길러야 했으니까요'라고 답했다. 포르노 배우로 생활할 만큼 찢어지게 가난했던 실베스터 스탤론은 영화만 아는 바보였다. 그래서인지 그는 엉뚱한 영화 출연 이력도 잦다. 영화인 외에는 커리어도 없고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반면 배우로서 안정적인 커리어를 유지하고 성공한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성공 배경을 이렇게 말했다. '보디빌딩으로 성공했기 때문에 제게 유리한 배역만 골라 할 수 있었어요'라고.(그의 행보를 생각해 보면 대중이 원하는 것과 그가 가진 것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기도 하다)

 

하고 싶은 걸 우직하게 하는 것도 좋다. 하고 싶은 일을 위해 힘을 기르는 것도 좋다. 나는 이제 하고 싶은 걸 내려놓고 요구에 맞출 때가 아닌가 싶다. 그래야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힘을 기르지...

 

오늘 2024년 8월 중반이 지나가고 2024년 도 4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