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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생각 정리-성장에 제동이 걸렸다면 당장 해야할 일

2022년 1월 9일에 글씨 연습을 시작했다.

'내 메모를 내가 읽을 수 있게'라는 외침으로 시작한 연습이 2년을 채워가고 있다. 운동을 하다 보면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 정체기가 오는데, 글씨 연습에도 정체기가 왔다. 

 

1년 하고도 절반을 넘겨가며 글씨 연습을 하며, 내 메모를 읽을 수 있게는 되었지만, 정돈되고 예쁘게(구체적으로 자간이나 음절의 균일함) 쓰기는 영 시원찮았다. 마침 서예를 전공한 후배가 있어 녀석에게 물었다. 

 

1. 베껴 쓸 글자 위에는 덮어쓰지 말고, 그걸 보면서 써라.(가이드를 분명히 봐라)

2. 글씨도 수학이다. 비율과 공간을 계속 봐야 한다. 

3. 이제는 한 음절씩 연습하기보다는, 공책에 그냥 쓰는 방법을 취해보라.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 '천천히 최대한 천천히'

 

평소에 '배움의 본질은 대부분 같다'며, 뭔가를 깨우치는 일이 그리 어려운 게 아니고 보려고 하면 보이게 되는 떄가 온다곤 했는데, 글씨도 마찬가지였다. (역시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 

 

특히 '천천히'의 가치는 도구를 바꿀 필요가 있음을 상기시켜 주었는데, 나는 주로 만년필로 연습을 하다 보니, 잉크가 종이에 번질까 재빠르게 획을 긋는 경향이 있었다. 덕분에 획의 굵기나 길이가 일정하지 않았다. 

 

얼마 전에 SNS에서 깔끔한 글씨를 연필로 써내려가는 영상을 봤는데, 그것이 자극이 되어 연필로연습해봤다.(획을 느끼려고 가능하면 무른 연필심으로) 글씨가 격변하지는 않았지만, 제법 정돈된 글씨가 나왔다. 모자란 기술을 보완하기 위해 도구를 바꿀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전문가의 조언 또는 가르침이 도구를 달리 써보는 계기까지 마련해 줬다.

 

성장에 정체기가 오면 훈련 프로그램을 바꿔야 한다. 익숙해진 몸을 다른 훈련으로 다른 자극을 줘서 성장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전문성이 있다면 혼자 하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전문가의 조언을 얻어야 한다. 운동과 스피치도 마찬가지고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성장이 멈췄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가, 조언과 배움이 필요한 시기다. 그 것으로 쉼표를 찍고 다음 단계로 나갈 에너지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오늘은 그런 날이 되었다.

 

고맙다 양양(후배의 별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