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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젠테이션_대화

스피치-성공하는 제안서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하려면?

'30분 안에 선택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물음은 구직자 부터 영업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직장인 그리고 생존하기 위해 계약을 맺어야 하는 기업도 피할 수 없습니다. 진실한 말은 화려함이 없다고 한 노자의 말은 화려한 치장은 거짓을 말한다며, 금과옥조로 여겨져 왔지만, 저는 무조건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에 정답이 없으니 말이죠. 하다못해 편의점에서 물건을 살 때도 잘 포장된 물건에 손이 가는 법이니까요.

 

'乙'입장에서 고객사를 설득하거나 협상하는 일은 제 몫이었습니다. 시청자 앞에서, 마이크 앞에서 청자의 뇌리에 박힐 말을 전하는데 골몰하기도 제 일이었습니다. 그 경험 속에서 얻은 몇 가지 프레젠테이션 노하우가 있는데 그중 하나를 소개합니다.

 

2013년 후반 즈음으로 기억됩니다. 모 보험사에서 새로운 PR대행사를 찾는 중이었지요. 제안 요청서(RFP)에는 소셜마케팅에 대한 요구가 있었습니다. 저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팀의 책임자로 있었기 때문에 PR팀과 함께 제안을 준비했습니다. 2주간의 준비를 마치고 찾은 경쟁PT 현장은 발표자에게 이롭지 않았습니다. 시작 시간은 식곤증이 몰려올 때였고 심사위원은 고령의 임원들이었죠. 발표장은 딱딱한 분위기의 회의실이었습니다. 설득해야하는 입장에서는 절벽과도 같았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은 홍보팀이 먼저 시작했습니다. 저는 듣는 앞 팀의 PT를 들으며 심사위원을 살피고 있었는데, 그들은 집중하지 못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꾸벅 꾸벅 졸기도 하더군요. 만약에 여기서 당신이 이어서 진행할 발표자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준비한 대로 발표를 한다’ 또는 ‘청자의 상황이 바뀌었으니 발표 방법을 바꾼다’ 

이 중에 어떤 방법을 선택하시겠어요?

 

제 차례가 오고 저는 발표자 석으로 자리를 옮기며 공기를 살폈습니다. 답답하고 지루했습니다. 이대로 두어서는 안되겠다 싶었다. 발표자 자리에 서자마자 심사위원들에게 양해를 구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공기가 답답한데 재킷을 벗어도 될까요?"

시작하기 전에 말이지요, 예전에 저는 이미지메이킹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이렇게 재킷을 벗는다는 건 '나는 당신과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라는 의사표시 중 하나라는 겁니다. 격식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이야기하자는 의미죠. 마치 '내 손에는 총이 없다는 의미가 담긴 악수'처럼 말이죠. 

 

저는 소셜마케팅도 재킷을 벗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처럼 기업의 입장이나 하고 싶은 말만 격식을 차려 전한다면 네티즌과 ‘진짜 소통’을 이루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진짜 소통할 수 있는 방안 그러니까 재킷을 벗고 나눌 수 있는 이야기에 대해 제안 드리겠습니다.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전한 말에 심사위원들은 자리를 고쳐앉고 제 이야기를 들어줬습니다. 중간 중간 웃음까지 나왔죠. 그렇게 발표는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아쉽게도 계약에 성공하지는 못했어요. 그래도 저에 대한 인상이 긍정적이었는지, 저는 그 회사에 컨설팅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드라마 미생에는 ‘개요부터 시작하기도 관습이다. 관습에 얽매이면 보여줄 것을 보여주지 못한다’ 라는 대사가 나옵니다. 원칙과 방법이 중요하지만 그것에 사로잡히면 정말 하고 싶은 바를 보여줄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프레젠테이션도 그렇습니다. 보통 업계에 통용되는 원칙과 방법만 고집한다면 독창적인 프레젠테이션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만약에 10명의 발표자가 똑같은 순서와 풀이 그리고 표현법으로 발표한다면 누가 더 괜찮은지 가려내기가 쉬울까요?

 

형식을 지켜야 하는 대원칙만 지키려다 보면 정작 전할 '메시가'이 묻힐 수 있습니다. 메시지에 집중하고 모든 요소를 맞출 때 카리스마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 모습에 사람들은 매료되고 집중하게 되지요. 만약 제가 형식을 꼭 지키려고 PR 팀 프레젠테이션과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했다면, 컨설팅할 기회는 얻지 못했을지 모릅니다.

 

이런 프레젠테이션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면, ‘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가, 그걸 돋보이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빼야 하는가’ 라고 하겠습니다. 카리스마있고, 매력적인 프레젠테이션 스피치를 하고 싶다면, 메세지에 집중해 준비해 보십시오,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