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있게 하자고 마음먹으면 자신감이 생길까요?
딸아이들을 키운지 약 55개월에 접어들었습니다. 육아는 사람 공부를 더 깊게 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말을 배우는 과정은 뺄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쌍둥이 중 1호는 저를 닮아 외향성이 강합니다. 깊게 생각하고 행동하기보다 우선 행동하는 아이입니다. 그래서인지 다리가 성한 곳이 없습니다. 말도 빨리 시작했습니다. 2호는 내향성이 강합니다. 차분하고 꼼꼼합니다. 그래서인지 2호는 다친 곳도 없고 식사할 때도 흘리지도 않습니다. 반대로 말은 느렸습니다. 1호는 저와 아내의 반응을 즐기며 말을 배웠습니다. 되든 안 되든 아무 말이나 했는데, 저와 아내가 신기해하며 반응했고 거기에 재미를 느꼈는지 말하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또래보다 말을 잘 하는 편입니다.
떠올려보면 제 어린 시절도 비슷했습니다. 어머니 손을 잡고 따라간 재래시장에의 일입니다. 어머니는 야채를 사며 가벼운 칭찬을 상인에게 건네곤 했습니다. 상점 주인은 기분이 좋았는지 야채를 덤으로 주곤 했지요. 제 눈에는 그 모습이 인상 깊었나 봅니다. ‘저렇게 말해주면 저런 결과가 나오는구나’ 싶었지요. 어머니 심부름을 나갈 때면, 어머니가 했던 말을 따라 하곤 했습니다. '할머니 손이 참 고우세요' 따위의 칭찬도 건네곤 했습니다. 상인은 말을 잘 한다며 되려 저를 칭찬하고 달라고 했던 것보다 더 주기도 했습니다. 저를 둘러싼 사람들, 심지어 학교 선생님도 잘한다고 해주니 재미가 없을 수 없었습니다. 그만큼 기회도 더 얻었습니다. ‘이런 것도 해봐라, 저런 것도 해봐라’라며 계속 기회를 얻으니 기술은 더 정교해졌습니다. 그렇게 저는 말하기에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발표를 두려워하는 이에게 ‘자신감’을 가지라고 주문하는 경우가 있지요. 그런데 아무리 ‘자신 있게 하자’라며 마음먹어도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없다는 스스로가 보여 더 긴장하는 부작용을 낳습니다. 어떤 행동을 하고 결과가 좋으면 그것을 잘 할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이 생깁니다. 이것을 반복해 쌓으면 자신감으로 커집니다. 이렇게 자신감은 ‘경험치’를 자산으로 삼습니다.
자신감의 반대인 불안감은 ‘미지의 세계’에서 찾아옵니다. 쉽게 표현하자면 내가 행동 A를 했을 때 결과가 어떻게 벌어질지 예상하기 어려울 때 불안하게 됩니다. 제가 요즘 게임 바이오해저드 7을 하고 있습니다만, 무서워서 진행이 어려웠습니다. 어디서 적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공략본을 보고 합니다. 어디서 괴물이 나올지 예상할 수 있으니 오히려 웃으면서 게임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불안감을 낮추려면 예상되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어야 합니다. 불확실성을 없앨수록 불안감은 줄어듭니다.
불안감을 없애고 자신감을 높이는 좋은 방법은, 실전 혹은 실전에 준한 상황에 계속 노출되는 것입니다. 축구를 잘 하려면 한번이라도 게임을 더 뛰기와 같은 맥락입니다. 주의할 점은 실패에 일희일비하지 않기 입니다. 필드에서 공 한번 만져보지 못했다며 자책하기만 하면 다시는 축구장에 나가고 싶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실패에 얽매이기보다 성공 경험에 집중하고 실패는 왜 했는지만 살펴보기가 낫습니다.
여기까지 다 아는 소리같지요? 그런데 살아보니 세상일이 다 그렇더군요. 조금씩 전진해서 성취를 이루는 사람은, 한 번에 잘 하기를 기대하기 보다 작은 전진으로 배우며 갈고닦기를 반복합니다. 그 일보를 오랜 기간 쌓아 올리면 어떤 형태로든 성취가 이뤄지고 말입니다. 다만, 개인차가 있기에 누구는 빨리하고 어떤 이는 느리게 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지요.
딸아이들 이야기로 돌아오면, 내향성이 강한 2호는 언어치료 상담을 받을 정도로 말이 늦었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1호 만큼 말하기 능력이 성장했습니다.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반복된 자극과 보상(칭찬)으로 재미를 느끼게끔 환경을 마련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말이 많이 늘어 잠자리에서 하는 동화 이야기 놀이에도 잘 참여하고 있습니다. 타고난 성향이 기술을 습득하는 데 차이를 벌려 놓았지만, 그렇다고 평생 못할 일은 아닌 거지요. 게다가 실패에 대해 둔감할 수 있는 어린 나이니 훈련 효과가 더 좋았을 겁니다. 나이를 먹고 사회화가 될수록 실패에 대해 보수적이 되기 때문에 훈련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알게 되니 세상이 더 재미있게 보입니다. 그래서 배우 김혜수 씨도 이런 말을 했나 봅니다.
"아는 만큼 똑똑해지고, 하는 만큼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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