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프레젠테이션_대화

스피치-스피치를 못하는 건 당신 탓이 아닙니다.

"네 탓이 아니아"

-영화 굿 윌 헌팅 중에서-

 

 

영화 굿 윌 헌팅에서 로빈 윌리엄스가 주인공인 맷 데이먼에게 전하는 대사입니다. 영화사상 명대사 를 고르라면 꼭 들어갈 대사일 겁니다. 이 말을 들은 멧은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알아요’로 응수하지만, 로빈은 그치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네 탓이 아니야’라고 합니다. 눈을 보면서 진심을 담아서 말입니다. 멧은 결국 울음을 터트립니다. 그간 쌓였던 모든 자책감을 털어내듯이 말입니다.

 

멧이 분한 주인공 윌은 학대 속에서 자랐습니다. 그는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만듭니다. 사랑받을 것 같으면 도망가기가 대표적입니다. 윌은 학대당하는 삶 속에서 누구와도 가까워지지 않는 방법으로 자신을 보호하려 들었던 거죠. 이걸 눈치챈 로빈 윌리암스가 연기한 숀 박사는, 이 껍질을 벗어내 스스로에게 담대해지고 자신을 알아가는 문을 열도록 도와줍니다. 그 과정이 함축된 대사입니다. 실은 제가 만나는 고객들에게 해주는 말이기도 합니다. 

 

제 의뢰인 중에서는 자책감에 빠진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말하기를 두려워하는 이유, 자신감이 없는 이유를 자신 때문이라고 탓하기도 합니다. 자신에겐 그런 능력이 없고, 배우지 못했고 남보다 못하기 때문이라는 말도 합니다. 그들은 눈 맞춤을 어려워하고 말은 흔들리며, 눈치를 보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무엇보다 웃음기가 전혀 없는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분들에게 묻습니다. 당신이 정말 능력이 없어서 못나서 그런 건지 말입니다.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이유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먼저 가정입니다.

말하기의 기초 학습이 이뤄지는 곳입니다. 부모가 사용하는 단어와 문장구조 대화법 등은 유년기부터 우리 속에 자리 잡습니다. 그래서 성인이 된 자녀가 부모처럼 말을 하게도 됩니다. 심지어 부부간 대화가 적다면 자식도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화의 형태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질 못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들여다보니 제 고객 중 스몰토크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은 가정에서도 스몰 토크가 없는 경우가 보통이었습니다. 

 

 

두 번째 교육입니다.

사람의 말하기 능력이 가장 잘 자라는 시기는 성장기입니다. 성장기에 말하기 능력의 기초를 닦을 수 있는데 우리는 그런 교육을 받지 않습니다.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많은 문제를 풀어내는 지식을 저장만 하는 교육을 받습니다. 정답 찾기 훈련만 열심히 합니다. 정답이 아닌 말은 터부시하는 분위기에서 자랍니다. 고교 시절까지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와는 담을 쌓은 사람이 대학에서 토론식 수업이나 발표식 수업을 선택할리 만무합니다. 어쩌다 한번 팀과제를 하게 되면 자료 수집이나 정리를 맡겠다고 해버립니다. 발표는 조장인 네가 하라고도 합니다.

 

세 번째 환경입니다.

졸업을 하고 회사에 다니기 시작합니다. 갑자기 보고서 발표를 하라고 합니다. 해본 적 없고 배운 적도 없는데 말입니다. 심지어 선임은 적당히 나 따라서 하면 된다 정도로만 알려줍니다. 사실 선임도 제대로 배운적이 없습니다. 그냥 해보면서 익혔을 뿐이죠. 이렇게 자라는 과정에서 눈에 들어온 모습들이 있습니다. 실패 사례들입니다. 실패를 터부시하는 분위기에서 자랐으니 한 번에 잘 하려고 합니다. 욕먹지 않으려 말하지 않습니다. 말해서 책잡히기 보다 말 안 하는 게 낫습니다. 태어나 성인이 될 때까지 경험을 쌓아야 하는데, 미룹니다. 말은 몸을 쓰는 것인데 경험하지 않았으니 정작 써야 할 때 몸이 따라주지 않을 수 밖에요. 

 

당신 탓이 아닙니다’ 그저 경험을 쌓기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탓입니다. 선생님은 선하고 남과 발을 잘 맞추는 배려심과 공감력이 넘치는 사람이니 더 그랬을 겁니다. 그런데 이제는 남들보다는 선생님 안을 보세요. 남에 맞추려기 보다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살펴보세요. 그리고 그 말을 숙고해서 뱉기보다는 그냥 뱉어보세요. 선생님은 충분히 숙고하시는 성격이시니 저처럼 말실수하는 경우는 드물 겁니다. 매우요. 이 경험을 조금씩 하루에 한 번이라도 쌓아가면 분명 좋아질 겁니다. 절대로 자책하지 마세요 당신 탓이 아니니까요”

 

안타깝게도 그들은 멧 데이먼처럼 울음을 쏟아내곤 했습니다. 삶을 짓눌러온 무게가 제 마음에 전이되니 저도 마음이 아프더군요. 

 

당신 탓이 아닙니다. 그러니 오늘부터 조금씩 해보세요. 그럼 분명히 좋아집니다. 말하기는 운동처럼 정말 정직한 분야입니다. 하면 할수록 늡니다. 저도 글을 잘 쓰고 싶어 올해 초부터 계속 꾸준히 글을 써보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더 좋아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