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8) 썸네일형 리스트형 생각 정리-육아를 하니 악귀가 내려 앉았다. 얼마 전 아침마다 알 수 없을 정도로 떼를 쓰며 울음을 쏟던 딸 1호를 보며 아내가 한 말입니다. 저도 오늘 겪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것 같아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침 등원도 제게 맡는게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내막은 이렇습니다. 아이들이 최근에 큰 어린이집으로 옮겼습니다. 예전에 다니던 곳은 4세반 까지 밖에 없는 소규모 어린이집이었습니다. 이제는 나이가 찼으니 더 규모가 큰 곳으로 보내게 되었지요. 이곳은 규모가 크다 보니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등원 차량이 아이들을 기다려주지 않고 바로 떠나버린다는 점입니다. 예전에 다니던 곳은 어느 정도 양해해 주었지요. 이렇다 보니 아침 등원을 맡고 있는 아내 입장에서는 정신이 없습니다. 아이가 한 명도 아니고 .. 생각 정리-자녀를 가르치기 전에 해야할 것. "자녀를 가르치기 전에 자기 눈에 감긴 수건부터 풀라"-탈무드- 어렸을 때 자주 듣던 말을 떠올리면, 대체로 '훌륭한 사람이 돼라'였던 것 같습니다. 철없던 시절에는 '훌륭한 사람'의 기준이 뭔지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었지만, 어른들의 의도한 의미는 '공부 잘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반에서 몇 등인지 시험은 잘 봤는지, 운동회 달리기에서 이겼는지 따위 같은 말도 자주 들었던 모양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공부도 달리기도 잘하지 못했습니다. 남과의 경쟁은 어렵더군요 그보다는 호기심에 빠지기가 재미있었습니다.영화를 좋아해서 매주 '출발비디오여행'를 본방 사수했고 플라모델을 좋아해 좁은 방에서 도색용 스프레이를 뿌리보니 콧구멍이 빨개지기도 했습니다. 부모님은 공부를 강요하기보다, 하고 싶은 것을 해보라.. 생각 정리-미친놈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누가 당신에게 ‘미친놈’이라고 하면 기분이 나쁜가 좋은가?아니면 무덤덤한가? 나는 무덤덤했다. 그러니까 바보 소리를 듣던, 병신 소리를 들어도 별달리 감정이 요동치지 않았다. 이쯤에서 그쳤으면 다행일지 모르지만, 한술 더 떴는데, ‘헤헤’거리면서 웃기도 했다. 그러니 사람들 눈에는 ‘저 녀석은 욕을 먹어도 좋다고 하는 걸 보니 병신이 맞다’ 싶었을 것이다.낮에 누가 내게 욕을 하는 일을 겪었다 치자, 그럼 그 당시는 별 반응 없다가, 내 방으로 돌아오면 달라졌다. 욕을 먹었다는 사실, 별 반응하지 않았다는 사실 그리고 웃음거리가 되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분노가 남을 향했으면 좋으련만 나를 향했다. ‘병신같이 반응도 하지 못하고 욕이나 먹고’라는 식으로 말이다.깊은 바닷속 심해어를 낚는 기분으로 고찰.. 생각 정리-유튜브 채널을 골라주지 않았다. 군대와 육아는 닮았다.군대에 선임이나 간부에게 '그래도 국방부 시계는 간다'라는 말을 듣곤 했다. 군대에서 어떤 부조리가 있어도, 이제 갓 입대한 이등병이어도 결국 다 지나간다는 뜻으로 기억한다. 육아도 비슷하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애가 울어도, 이제 겨우 기어다니기 시작해도 시계는 흐르며, 결국 아이는 자란다. 당장 그 순간은 한여름 무더위 같지만, 이내 옷깃을 여미는 겨울이 된다. 딸들이 담긴 바구니를 양손에 들고 조심스레 집에 왔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아빠 오늘 간식은 뭐야?!' 소리를 듣는 것처럼...아이들이 제법 자라니, 교육에도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거창하게 영어나 수학 따위 같은 것들은 아닌데,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나 지혜에 대한 교육이다. 예컨대 시간의 소중함.. 생각 정리-육아는 나의 시간과 아이들의 성장을 맞바꾸는 일이다. 어린이집 방학이 다가옵니다. 지난 여름 방학의 일입니다. 키즈카페 프로그램으로 두 분의 기운을 빼줬지요. 낮잠을 주무신다는 전제에 말이죠. 어린이집 방학에 아이들을 돌보다 보니 미래가 두렵습니다. 유치원은 한 달, 초등학생은 그 이상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이들이 자라는 만큼 돌보기는 쉬워질 겁니다. 세 돌이 지난 지금도 작년보다는 돌보기 쉽습니다. 그러나 쉽다고 해서 집을 비워도 된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최소한 아이들 곁에 있어서 밥이라도 챙겨줘야 합니다. 적어도 아이들 스스로 밥을 챙겨 먹고 부모가 집을 장시간 비워도 괜찮은 나이가 될 때까지는 말입니다.(적어도 초등학교 6학년 혹은 중학생이 될때 까지지요. 그 때가 되면 제 나이가 50대 중반을 넘어가게 되네요)출산율을 높이려는 수많은 정책이 .. 생각 정리-내 정신이 괜찮은지 살피는 법 아침에 아이들 등원을 시키고 동내를 한 바퀴 돌아 봤습니다. 제법 키가 큰 나무가 많은 덕분에 눈이 편안한 풍경이 들어왔습니다. 아직 습기가 들어차지 않아서인지 귓가를 간질이는 바람에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산책길에 서 있는 나무들은 저마다 다른 푸른색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나무는 짙게, 또 어떤 나무는 따뜻한 색으로 말이죠. 조금만 고개를 들어 멀리 보면 회색이 많은 세상이지만,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괴로워도 시간은 흐르고 다시 새 잎이 돋아나는 생명의 순환을 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답답할 때는 산책을 하라는 모양입니다. 말은 쉽게 했지만, 바닥만 보며 살 때가 있었습니다. 괴로움과 어려움, 불만, 불평에 사로잡혀 시간을 낭비하는 것도 모르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생각 정리-'아빠가 너무 슬퍼서 빵을 사 먹었어'라고 아이들에게 말하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아빠가 너무 슬퍼서 빵을 사 먹었어’라며 아이들에게 묻는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요? MBTI나 성격유형 등의 검사 결과를 신봉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래도 재미로는 즐깁니다. 때로는 놀랄 정도인 결과가 나오기고 하거든요. 저희 딸 쌍둥이들의 기질은 저와 아내의 기질을 비빔밥처럼 섞어 만들었다고 해도 될 정도로 절묘합니다. 표면적으로는 1호 딸이 저를 닮았습니다. 외향적이거든요. 2호 딸은 아내를 닮았습니다. 내향적이기 때문이죠. 그래서인지 1호 딸은 무엇이든 빨리 배우지만, 쉽게 싫증을 냅니다. 2호 딸은 배우는 게 느리지만, 높은 집중력을 보이죠. 여기까지만 보면 단순히 1호가 저를 닮고 2호가 아내를 닮았구나 하며 결론을 내리게 되겠지만, 더 지켜보면 또 다릅니다. ‘아빠가 너무 슬퍼서 빵을 사 먹.. 생각 정리-육아빠는 이렇게 살아요. 2020년 부터 시작한 육아빠의 삶.스트레스가 심했지만, 인정하고 받아들였습니다. 아이도 돌보면서 제 일도 하려면 삶을 분 단위로 쪼개 살아야 한다는 점을 말이죠. 새벽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면 아이들이 막 등원을 할 때가 됩니다. 옷 입히고 세수 시킨 뒤 가방 챙기고 어린이집 차에 태우면 육아에서 해방됩니다. 집에 돌아오면 아수라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이들 장난감과 책을 정리하고, 빨랫감은 세탁기에 넣고 건조기에서는 다 된 빨래를 꺼냅니다. 식세기를 정리하고, 싱크대를 치웁니다. 이 정도 하고 괜찮으면 그냥 두고, 아니면 로봇과 협동해 청소를 합니다. 마치고 나면 열시가 좀 넘습니다. 서제에 들어와 잠시 한숨을 돌립니다. 등받이를 뒤로 넘길까 고민하다가 그냥 고정합니다. 넘겼다가는 편안함과 손잡..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