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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유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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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정리-신분당선에서 눈치 싸움을 했다. 대전에서 태어나 27년을 살았다. 대전에는 지하철이 없다 보니 선로를 달리는 물건이라곤 기차만 봤었는데 서울에서는 땅 밑으로 열차가 달리고 있었다. 지하철은 자취방을 구하는 이정표가 되었다. 그렇게 서울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약 열 두해를 살았다. 그리고 여섯 번의 봄을 경기도에서 맞이했다. ​경기도 중에서 고른 서식지는 용인이었다. 지금 살고 있는 동네의 지정학적 위치가 묘한데, 서울을 가면 '아 나는 경기도 사람이구나' 싶고 지하철을 타면 '서울 사람이라고 해도 되겠다?' 싶다. 신분당선 때문이다. 신분당선 지하철을 타면 동내에서 강남역까지 넉넉히 40분이면 충분하다. 요금은 비싸지만, 용인에 살기를 잘 했구나 싶을 정도로 만족하는 점이다. 심지어 신분당선은 최근에 만들어져서 환경이 좋다. 역사와 ..
생각 정리-인어 할머니의 비밀 며칠 전에 시작한 아침 수영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레인에 뛰어 들어서 그런지 500m도 하기 힘들었는데, 오늘 700m까지 해낸 걸 보니 점점 예전 컨디션이 돌아오는 모양입니다. 수영장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놀라울 정도로 오랫동안 레인을 왕복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인어인가 할 정도로 여유롭게 물 위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걸 보고 있으면 경이롭기도 합니다. 정말 놀라운 사실은 그들은 보통 할머니라는 점입니다. ​할머니들을 따라 레인을 돌다 보면 분명 그들의 몸짓은 다릅니다. 마치 물과 하나가 된 것만 같은 동작으로 여유롭게 헤엄을 칩니다. 몸은 물에 둥실 뜬 상태에서 팔과 다리는 최소한으로 움직여 전진합니다. 분명 할머니들 보다 제가 빠릅니다. 50m를 35초 정도로 끊을 수 있으니 느..
생각 정리-당신이 사랑하는게 적은 이유 2006년이었을 겁니다. 서울로 올라온 때가 말입니다.  환기는커녕 낮이면 불가마처럼 달궈지는 자취방에서 살았습니다. 비닐하우스처럼 뜨거워지곤 해서 밤이면 다니던 회사 회의실에서 잠을 청했을 정도였죠. 젊어서 그랬는지, 목표가 뚜렷해서 그랬는지 몰라도 견디며 살 수 있었습니다. ‘성우’가 되고 싶다는 꿈을 보며 살았으니까요. 성우만 되면 인생이 바뀌고, 행복할 거라며 살았습니다. 부정적인 면은 ‘어떻게든 되겠지’하며 시간을 보냈지요.     인고의 시간 끝에 성우가 되었느냐고요? 성우 냄새는 맡았습니다. 돈 받고 일하고 있으니 성우는 성우지만 공식적인 성우는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 성우라고 하면 방송사 전속 시험에 합격하고 약 2년 정도 전속 기간을 거친 ‘성우협회에 등록된’ 사람들을 말하거든요. 그러니..
생각 정리-제주여행의 운명 같은 동행... 그 청년을 찾습니다 "인간은 홀로 살 수 없고, 타인을 통해서 완전해질 수 있다" 이 말에 동의하시나요? 어릴 때는 젊은 혈기에 제멋대로 살면서 잘난 맛에, 뭐든 할 수 있다 생각하곤 했는데, 나이 먹고 나서는 사람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낍니다. 생각해 보면 젊을 때도 제게 도움을 주신 분들이 계셨고 그들 덕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말입니다. ​작은 선행과 친절이 나비효과를 일으킨 사례는 조금만 찾아보면 한 아름 나옵니다. 제가 종종 이야기하는 사례로는 우리나라 경찰관의 작은 친절이 일본인 소년이 경찰의 꿈을 갖고 결국 이루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법 알려진 사례로는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있지요. 보디빌더와 영화배우 정치인으로서의 성공으로 아메리칸드림의 신화로 알려졌지만, 스스로는 ‘나 혼자 이룬 일이 아니며..
생각 정리-내 정신이 괜찮은지 살피는 법 아침에 아이들 등원을 시키고 동내를 한 바퀴 돌아 봤습니다. 제법 키가 큰 나무가 많은 덕분에 눈이 편안한 풍경이 들어왔습니다. 아직 습기가 들어차지 않아서인지 귓가를 간질이는 바람에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산책길에 서 있는 나무들은 저마다 다른 푸른색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나무는 짙게, 또 어떤 나무는 따뜻한 색으로 말이죠.  조금만 고개를 들어 멀리 보면 회색이 많은 세상이지만,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괴로워도 시간은 흐르고 다시 새 잎이 돋아나는 생명의 순환을 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답답할 때는 산책을 하라는 모양입니다. 말은 쉽게 했지만, 바닥만 보며 살 때가 있었습니다. 괴로움과 어려움, 불만, 불평에 사로잡혀 시간을 낭비하는 것도 모르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생각 정리-저는 척추 측만증이 심합니다. ’자세가 좋지 않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습니다. 목을 쭉 빼고 어깨는 앞으로 말린 상태로 팔자걸음으로 어기적대는 모습이 보기 좋아 보일 리 없었을 겁니다. 가슴도 펴지 않으니 웅크린 것만 같았겠지요. 체구가 작았다면 티라도 덜 났을 텐데, 덩치가 커서, 유독 두드러진 모양이었습니다. 부모님도 학교 선생님도 같은 말을 했으니까요. ”자세 좀 똑바로 하고 다녀“라고 말입니다. ​제 자세가 왜 그 모양이었는지는 나이가 들어서 알았습니다.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기가 어려웠습니다. 허리가 너무 아팠다습니다. 어머니와 병원을 찾아갔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척추측만증’진단을 내렸다. 그것도 꽤 심한 상태라고요. 허리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턱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입을 완전히 벌리면 턱관절 한쪽이 빠지는 것처럼 어긋나곤..
생각 정리-히로뽕 먹여서 찍은 영화가 있다고? 영화 오즈의 마법사를 기억하시나요? 희대의 명곡 ‘Over ther rainbow’는 물론이고 흑백에서 컬러로 전환되는 연출과 특수 분장 등은 영화가 제작되었던 1939년에도 충격적이었고 지금까지도 훌륭한 영화로 전해집니다. 저도 어릴 적 TV에서 해주던 오즈의 마법사를 기억합니다. 특히 도로시의 동료들이 진짜인 줄 알고 봤었지요.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작 영화지만, 그만큼 어두운 면도 가지고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돈벌이)라는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촬영되었지요.​예를 들어 주인공인 도로시 역의 주디 갈란드는 미성년자였습니다. 다소 통통한 탓에 캔자스 시골 출신인 도로시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던 영화사(MGM)는  그녀에게 히로뽕(메스암페타민)을 먹입니다. 하루에 식사도 제한하고 어른..
생각 정리-우울감이 자주 찾아오는 이들에게 저는 정신이 건강한 사람은 아닙니다.  소위 말하는 '유리 멘탈'을 가졌습니다. 감정의 기복도 심하고 우울감을 강하게 느낍니다.  이 사실 때문에 오랫동안 시간 낭비를 하고 고생도 했습니다. 나중에 알았습니다. 생활 습관 탓에 우울감이 강해질 수도 있다는 걸 말입니다. ​서울에 특별한 뜻을 품고 올라왔기에 바쁘게 살았습니다. 낮에는 회사를 다니고 밤에는 학원을 다니고, 식비를 아끼려고 사 먹기보다 차려먹고 새벽에 일어나 운동하고, 지금 생각하면 가혹하게 담금질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담금질이 즐겁지만은 않았습니다. ‘나는 남보다 못하니까 열심히 살아야 해’라는 생각이 깔려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전투적으로 했던 모양입니다. ‘스스로에게 관대해지지 말자’면서 말이죠. ​사람은 과한 욕심을 부리면 현실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