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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정리-세상을 탓하기 전에 탓할 것.

최고의 배트맨 연기를 한 배우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올해 기준으로 답을 하면, 크리스천 베일일 겁니다. (지못미 벤, 그리고 페틴슨)

 

 

크리스천 베일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배우입니다. 작품에 따라 몸무게를 고무줄처럼 관리하기로도 유명하고, 연기력도 경지에 올랐다고 평가받죠. 영화 좀 보신 분들은 아실 텐데요. 그는 아역배우 출신입니다. 그것도 스티븐 스필버그의 '태양의 제국'에서 신들린 듯한 연기를 보여줬죠.(데뷔작은 아닙니다) 당시 그는 청소년이었습니다. 그 뒤 베일은 아역배우의 저주의 전형이 된듯했습니다. 흥행에 실패하거나 규모가 작은 영화에 주로 출연했으니 말입니다.

 

 

베일이 메이저급 대형영화에 출연하기 시작한 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비긴즈'부터라고 해도 될 겁니다. 그 전의 필모를 보면 예산이 그리 크지 않은 영화들, 경우에 따라 B급으로 분류해도 될 영화에 출연했거든요. 어떤 이는 '하고 싶은 연기를 위해 와신상담을 했다'라고 분석하기도 합니다. 정말 그가 그랬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성실한 직업인'이었다 보고 있어요.

인터뷰에 따르면 자신의 꿈은 연기자가 아니었다고 합니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단언하기도 했지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한 생계수단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수단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말입니다. 배우로서의 정체성과 대한 태도를 엿볼 수 있는 건 그의 연기 스타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연기는 감독이 디렉팅 하는 대로 캐릭터를 뽑아내는 기계적 연기로 유명하니 말입니다. 매 컷마다 같은 연기를 계속 보여주는 연기하는 기계로 불리기도 했다죠. 감독이 원하는 연기를 바로바로 뽑아주는 배우이니 감독들 사이에서도 추천해 주고 그랬겠지요. 그러니까 성실하게 일하면서 커리어를 유지한 직업인인 셈입니다. 회사에도 많은 이들이 그렇잖아요.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위해 조직이 원하는 대로 성실히 일하는 분들 말입니다. 그렇게 자신을 증명해왔으니 주변에서도 인정해 주고 대중적으로도 성공한 배우가 되었겠다 싶습니다.

 

 

 

 

어떤 방송에 출연한 노홍철 씨가 말하길

"대출 없이 내 힘으로 장만한 차와 집으로 나를 증명한 다음에 하고 싶은 일을 하자, 주변을 걱정시키는 건 폼 나는 일이 아니다" 고 했습니다. 이 말이 제게 크게 다가왔습니다. 예능인으로 가벼워 보이기만 한 그도, 자신을 증명하기를 미루진 않았다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도 사회적으로 '성실한'사람이었구나 싶은 거지요.

성과와 성공은 다릅니다. 성과는 개인 차원의 결과물이고 성공은 사회적 차원의 평가입니다. 성과를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하면 성공으로 바뀝니다. 위에 언급한 두 사람 모두 성과를 성공으로 바꿔낸 사람들이라고 봅니다.

저는 직장을 떠나 홀로서기를 시작한 지 좀 되었습니다만, 아직 스스로를 증명해 내진 못했습니다. 반면 떠나온 직장에 남았던 사람들 중에서는 성실하게 임해 결국 빛을 본 이들이 있습니다. 멀리 있는 크리스천 베일을 보든, 노홍철 씨를 보든 아니면 지나쳐온 인연들을 보든 다들 성과를 성공으로 만들었고 그 중심에는 '성실함'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 성실하지 않습니다. 성실하다면 허투루 시간을 버리진 않겠지요. 그래서 성실하고 싶습니다. 그 성실함으로 조그만 성과라도 내서, 딸아이들을 티니핑 싱어롱 공연에 데려가고 싶습니다. 이제 46개월 된 딸들이 공연 스케치 영상을 보더니 "아빠 저기 가고 싶어요"라고 이야기했거든요.

오늘의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