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의 일이다. 연애를 하고 싶다며, 여자 앞에서 재미있게 말하고 싶다던 사람이 있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의 이성관이 궁금해지더라. 그는 '여자는 차 있고, 직장 번듯하고, 돈 잘 벌고 재미있게 말하는 남자를 좋아한다'라고 자주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물론 간과할 수 없는 가치이긴 하지만 '절대 가치'는 아니기에, 그리고 나부터가 차 없고 직장 별로였고 돈도 못 벌고, 재미있게 말하지도 못했지만 연애는 해 왔기 때문에 궁금했다. 그래서 그에게 물었다 '그런 여성분들은 누구에게 소개받은 건가요?'라고.
그는 친구들이 소개해 줬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친구분들과 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지, 친구들 말고 좀 더 지적으로 수준 높은 이야기나 발전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지인은 없는지 물었다. 친구들과는 술이나 차 이야기 나누는 게 보통이고, 지적인 대화를 나누는 이들은 없다고 답했다. 그럼 만나는 사람들을 바꿔보라고 권했다. 경제적 가치나, 외모 등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아닌 다른 이들을 만나보고 그들에게 소개받아 보라는 조언이었다.
그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세상에 그런 여자가 어디 있느냐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와 대화를 더 나눠보니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다는 걸 알았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표정은 어둡고, 어깨는 움츠러들어 당당한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단신이지만 자신감 넘치는 내 지인들과는 달랐다. 자신의 부족함을 공공기업 취업과 비싼 외제차로 포장했지만, 근본적인 결핍을 경제적인 능력으로 채워 넣기란 쉽지 않다. 행복을 명품 백으로 채워 넣어봤자 다음날 출근길에 그저 남들 다 들고 있는 명품 백이 되는 것처럼.
세상에는 분명 당신이 만나온 여성과 다른 여성들이 존재하며, 그녀들은 당신의 회사나 연봉 자동차나 지위를 보기보다, 당신의 됨됨이와 신뢰 가능성 그리고 비전을 본다. 그것이 당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걸 가지고 있지 않은 내가 연애를 해오고 결혼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며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근묵자흑, 근주자적: 먹을 가까이하면 검어지고, 붉은 것을 가까이하면 붉어진다'
오늘의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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