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아이들 등원을 시키고 동내를 한 바퀴 돌아 봤습니다.
제법 키가 큰 나무가 많은 덕분에 눈이 편안한 풍경이 들어왔습니다. 아직 습기가 들어차지 않아서인지 귓가를 간질이는 바람에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산책길에 서 있는 나무들은 저마다 다른 푸른색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나무는 짙게, 또 어떤 나무는 따뜻한 색으로 말이죠.
조금만 고개를 들어 멀리 보면 회색이 많은 세상이지만,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괴로워도 시간은 흐르고 다시 새 잎이 돋아나는 생명의 순환을 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답답할 때는 산책을 하라는 모양입니다. 말은 쉽게 했지만, 바닥만 보며 살 때가 있었습니다. 괴로움과 어려움, 불만, 불평에 사로잡혀 시간을 낭비하는 것도 모르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 입에 담던 말이 ‘나 같은 놈은 안되는 게 뻔하지’ 였지요. 당장 눈앞의 고난에만 집중했습니다. 돌아보면 집중이 아니라 집착이었던 것 같습니다. 집착한 나머지 자신을 살피지 못했던 거지요. 사람이 신기한 게 마음이 이려면 태도와 얼굴 심지어 말투와 목소리로 티가 납니다. 아주 크게 나죠. 그때 저에 대한 사람들의 평은 ‘부정적인 사람’ 이었습니다. 얼마나 그러고 살았는지 얼굴은 못생기다 못해 괴상했죠.
사람을 망치고 싶다면 그 사람이 주로 머무는 곳에 창문과 거울 그리고 시계를 없애라고 합니다. 그래야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고, 세상을 보지 못하게 된다고 하더군요. 재미있게도 세상에는 그런 곳이 크게 두 군데가 있습니다. 바로 카지노와 백화점입니다. 눈앞에 허영에 집중하게 유혹해서 집착하게 만들어 버리는 거죠. 그리고 그 사이에 자신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채지 못하게 만들고 말입니다. 그렇게 되면 계절의 변화도 느끼지 못하고 얼굴은 인상파가 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정신적으로 건강한가를 살펴보고 싶다면 계절의 변화를 잘 느끼는지, 풍경을 보며 긍정적인 단어가 입가에 오르는지, 콧노래를 흥얼거리는지를 살펴보라고 합니다. 저는 요즘에 성악 발성에 흥미가 생겨 ‘오 솔레 미오’의 멜로디를 흥얼거립니다. 그리고 아침 풍경을 즐기곤 합니다. 손에 쥔 것이 없다고 답답해하며 시간을 낭비했지만, 요즘은 아닌가 봅니다.
오늘의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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