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정신이 건강한 사람은 아닙니다.
소위 말하는 '유리 멘탈'을 가졌습니다. 감정의 기복도 심하고 우울감을 강하게 느낍니다. 이 사실 때문에 오랫동안 시간 낭비를 하고 고생도 했습니다. 나중에 알았습니다. 생활 습관 탓에 우울감이 강해질 수도 있다는 걸 말입니다.
서울에 특별한 뜻을 품고 올라왔기에 바쁘게 살았습니다. 낮에는 회사를 다니고 밤에는 학원을 다니고, 식비를 아끼려고 사 먹기보다 차려먹고 새벽에 일어나 운동하고, 지금 생각하면 가혹하게 담금질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담금질이 즐겁지만은 않았습니다. ‘나는 남보다 못하니까 열심히 살아야 해’라는 생각이 깔려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전투적으로 했던 모양입니다. ‘스스로에게 관대해지지 말자’면서 말이죠.
사람은 과한 욕심을 부리면 현실과의 괴리감에 나가떨어질 수 있습니다. 내 능력은 1층인데 10층을 당장 내 놓으라는 듯이 뛰다가 지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그 시절 저는 정신이 건강하지는 않았습니다. 자격지심과 욕심으로 똘똘 뭉쳐서 지인들을 밀어내면서도 갈구하는 이중적인 면모도 보였죠. 목표로 향하던 발걸음도 자주 멈추게 되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헛짓거리를 하면서 말이지요.
저를 오랜 시간 지켜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제가 밤 11시만 되면 침울해진 나머지 ‘왜 저러나’ 싶은 글이나 말을 쏟아내던걸요. 밤에 늦게 자고 생산적인 일을 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만, 그렇지 못했습니다. 자기 계발하겠다고 잠을 미뤄가며 책상에 앉아서 시간만 날리던 거죠. 그러다 새벽에 잠들곤 했습니다. 아침에 출근해야 하니 잠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지요. 잠이 부족하니 일터에서는 일에 집중하질 못합니다. 그런 저를 보면서 ‘어이구 이 나태한 놈, 의지박약아’라며 자기 비하나 공격을 일삼았습니다.
그렇게 몇 년을 보내며 저는 얻었습니다. ‘나 사용 설명서’를 말입니다. 무엇에 집중을 잘하고,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실수를 주로 하는지, 어떻게 관리하면 효율적으로 몸을 쓸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내용들입니다. 이 설명서에는 ‘밤 10시 이전에 잔다’가 있습니다. 무언가 해보려고 늦게 자면 일을 하기보다 우울해하면서 시간 낭비를 하고 늦잠으로 이어지며, 다음날까지 영향을 주고 그 모습에 다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었습니다. 10시 이전에 자면 우울하지도 않으니 마음도 몸도 건강해지고 할 일도 온전하게 지킬 수 있었지요.
과학자들이 연구해 보니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적게 나오면 우울해진다고 합니다. 이 세로토닌은 주로 밤에 줄어들고요. 그러니까 밤에 우울해지는 건 필연입니다. 그러니 세로토닌이 부족해지기 시작하는 시점에 잠에 들면 우울감을 피하게 되고 체력도 회복이 되니 아침에는 몸도 마음도 상쾌한 셈입니다. 심지어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은 밤에 분비된다고 합니다. 멜라토닌이 나올 때 잠자리에 들어야지 그 시간을 놓치면 잠들기 어려워지고 다음날 컨디션은 엉망이 되는 거죠.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라고 했지요.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던 말인 겁니다. 저도 체험을 해보니 맞았습니다. 지금도 아이들을 재우며 밤 9시 30분에 잠자리에 듭니다. 그러면 알람시계가 없어도 거짓말처럼 새벽 4시에 일어납니다. 잠에서 깨면 서재로 들어가 저만을 위한 일들을 합니다. 그것에 게임이든 공부든 영화 보기든 말이죠. 그리고 6시면 운동하러 나갑니다. 정해진 루틴대로 움직이니 생활에 리듬감이 생기고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짜증도 덜 부리게 되었지요.
그래서 우울감이 자주 찾아오는 분들을 위한 습관으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를 권합니다. 나를 더 잘 쓸 수 있는 습관이랄까요? 저는 오늘도 새벽에 700m 정도 수영을 마치고 아이들 등원시키고 오전 운동을 하고 일하러 나왔습니다. 오늘도 기분이 좋을 것만 같습니다.
오늘의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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