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정리-지혜가 필요하면, 책도 좋지만 이건 더 좋습니다.
2016년 ‘이제는 정말 내 일을 하겠어!’라며 호기롭게 사표를 던졌습니다.
사실 그렇게 똘똘하게 한 일은 아닙니다. 고민은 오래 했지만, 면밀히 살피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회사를 나와 선택한 일은 ‘결혼 비즈니스’였습니다. 한 10년 정도 결혼식 전문 사회자로 활동하다 보니 알게 된 것과 보인 것이 있어서였습니다. 무엇보다 일의 만족도가 높았지요. 일을 준비하고 시작하는 과정에서 한 회사를 알게 되었습니다. 놀라운 회사 아니, CEO였습니다. 그 회사 홈페이지에 적힌 인사말이 마치 제가 쓴 것만 같았습니다. 결혼에 대해 평소 생각하던 바와 고민 그리고 방향까지 일치했습니다. '어쩜?' 이렇게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 싶었죠. 너무 궁금해서 메일을 보냈습니다 ‘시간을 내 달라고’ 말이죠. 이 메일 한 통으로 인연이 되어 그 회사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결과만 본다면 잘 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적지 않은 시간 함께 일했고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지식과 지혜가 책에만 있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정제되지 않은 지혜가 사람 머릿속에만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야 합니다. 물어야 그 지혜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맥도날드에서 일할 때였습니다. 하루에 200명 정도의 주문을 받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고객의 행동과 말을 관찰하곤 했지요. 관찰의 결과가 강의 꼭지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너무 궁금해 인터뷰를 했습니다. 제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태도와 화법으로 주문하는 분들이 있었거든요. 일을 마치고 나서 옷을 갈아입고 매장에 다시 올라왔을 때 마침 그분들이 계시면 정중하게 부탁드렸습니다. 명함을 드리고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소개한 뒤에, 인터뷰를 했습니다. 때로는 거부하신 분도 계시지만 응해주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렇게 저는 제가 알 수 없는 세상에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애착관계 유형에 따르면 저는 ‘회피형 애착관계’형 사람입니다. 가까이 다가가기 보다 물리적 또는 심리적으로 거리를 두는 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인간관계가 폭넓지 못합니다. 그러다 보니 기회는 물론, 지혜까지 잃기 쉬웠습니다. 이걸 보완하기 위해 싫고 어려워도 인터뷰하기에 정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하기 부담스럽고 싫은 일이지만,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어제는 예전에 모셨던 대표님과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실무자부터 그룹 대표까지 올라간 능력자이면서, 사람들의 신망이 두터운 지혜로운 대표님입니다. 이 분과 이야기를 나누면 제 마음도 풀어지고 또 지혜를 얻는 것 같지요. 무엇보다 결국 일은 사람의 관계로 이뤄진다는 걸 알게도 됩니다. 어제도 지혜를 얻었습니다. 이 선물을 어떻게 쓸지 고민할 시간입니다.
지혜를 구하는 법은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오늘의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