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정리-공교육은 공정한 체계라고 생각하나요?
누군가 '초중고 교육과 시험 체계는 공평하지 않다.'라고 했다.
공부로 이름을 날린 동창이 있었어. 제법 고위급 공무원까지 오른 그는 고등학교 시절 누구보다도 공부를 열심히 했고, 그에 따른 정당한 결과를 얻은 것이며, 학교 공부와 시험 제도는 만인에게 공평한 제도임을 주장했지. 공부 못하는 애들은 노력하지 않았다고 말이야. 조용히 듣던 다른 동창이 한마디 하더군. 그는 공부를 잘하지 못했지만, 다방면에 관심이 많았고, 그 경험을 살려 지식인으로 활동하고 있었어.
"인간은 저마다 기질이 달라. 기질에 따라 오래 집중할 수 있는 아이들이 있고,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있어. 우리나라 공교육 제도는 암기 위주 체계라서 오래 집중할 수 있는 아이들이 두각을 보이기 유리해. 집중력이 좋은 기질을 가진 아이들에게 유리한 체계이지 공평한 체계가 아니야. 반대로 너는 너를 드러내는 자리에서는 못 나서지 않냐? 네 기질은 그렇지 않으니까
박정희 정권 때 우리나라 교육체계는 늘어난 인구에 맞춰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일정한 수준의 인간을 길러내는데 초점을 맞춰 설계된 거 알아? 개인의 특성보다 획일적인 인간을 만드는데 방점이 찍혀있던 거야. 그것에 저항하는 이들과 아닌 이들의 성적이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거지.
나는 네가 학교에서 말 없고 공부 열심히 하길래 현명한 줄 알았는데, 정해진 것만 공부하는 시간을 많이 보내서 그런가, 까라면 까야 하는 공무원이라 그런가 아닌가 보네"
작정하고 쓴소리를 한 그 녀석은 큰 안주를 시켜주고 사라져 버렸어, 공부 자랑을 하던 녀석은 고등학교 시절처럼 말이 없어졌고.
나는 이 이야기를 학창 시절 공부를 못했다는 이유로 자존감이 낮거나 자신감이 낮은 이들에게 들려준다. 사람의 기질은 저마다 다르고 잘할 수 있는 것도 다른데, 어른의 사정으로 그런 환경에서 자랐을 뿐이지, 당신이 잘못되거나 부족한 게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