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생각 정리] 경제력은 올바른 선택을 위한 전제 조건 중 하나이다.

유현채의 스피치 랩 2024. 11. 22. 08:45

일전에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아놀드’를 추천했지요?

그 뒤로도 몇 번씩 돌려볼 때마다 깊은 인상이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성취에 대한 끊임없는 욕망이 그를 세 군데 정상에 올려놓았고, '성공한 모습을 상상하며 달려나가다 보니 결국 되었다'라는 그의 말은 큰 영감과 힘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간과하면 안 되는 점이 있습니다. 빈손에서 시작하는 우리가 넘어야 할 큰 언덕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모르는 점도 아닙니다. 잘 알만한 점이지요. 그리고 제가 지켜보니 사업가들은 이점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더군요.  영화 마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보면 주인공의 아버지인 ‘에고’가 등장합니다. 에고는 인간이 아닙니다. 신적 존재라고 할 수 있는 셀레스티얼 일족입니다. 무슨 이유인지 다른 셀레스티얼의 존재를 모른 채 태어난 그는 수억 년에 걸쳐 성장합니다. 살아있는 행성으로 성장한 그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확장’으로 결정합니다. 그 뒤에 수많은 별들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씨를 뿌립니다. 씨를 뿌린 행성마다 ‘자신’이 되는 ‘확장’을 실행하려고 합니다. 행성을 만들어 거점을 삼고, 영역을 넓히려고 한 거죠.

제가 들여다보니 사업도 비슷합니다. 핵심 사업모델을 시작해 성장시키고, 안정궤도에 올라오면 그 사업을 지키기와 동시에 다른 분야로의 확장을 시도합니다. 기존 사업모델이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니 이로운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장 먹고사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니 말입니다. 말이 쉽지 그게 되느냐고요? 적어도 제 주변에 사업가로 성공한 이들을 같은 행보를 걷더군요. 사업 A를 자신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궤도에 올리고 나면 믿을 만한 다른 이에게 그 사업을 맡기고 자신은 다른 비즈니스를 벌리는 식으로 말입니다. 아놀드 이야기를 하다 갑자기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그도 같은 맥락의 말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영화판에 뛰어들었을 때 자신에게 이로운 선택을 하기 쉬웠다고 말합니다. 이미 보디빌딩으로 많은 돈을 벌었기 때문이라고 말이지요. 이미 생활이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이로운 선택을 하기 쉬웠다고 말입니다."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생각해 보면 세상에는 그런 경우가 자주 보입니다. 당장 먹고살아야 하니 필모그래피를 고려하기보다 이것저것 다작을 하다 결국 사라지는 배우들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보니 전업작가로 시작해 영화판에 뛰어든 실베스터 스탤론과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필모가 꽤 다른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알려진 대로, 실베스터 스탤론은 영화에 간섭할 정도로 영화만 고집하기로 유명했고 아놀드는 자신의 전문 영역이 아니니 오직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배역을 찾아다녔다고 하죠. 그래서 그런지 둘의 필모를 보면 실베스터 스탤론은 망작에 가까운 영화도 종종 보입니다. 반면에 아놀드가 출연한 영화는 망했다고 할 만한 영화는 없다시피 합니다.

요즘 제 고민도 같은 맥락입니다. 당장 눈앞의 돈을 위해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해야 하는가, 아니면 내가 가고자 하는 길만 바라볼 것인가 말입니다. 전자는 배를 곯지 않고 후자는 배고플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자는 닥치는 대로 하다가 길을 잃을 수 있고 후자는 그래도 가려는 길을 걸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은 말이죠 오래전에 했던 그리고 경험했던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후자를 걷고 있긴 합니다만, 가족을 희생시키는 것 같아 미안할 따름입니다.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경제적인 걱정을 하지 않을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어쩌면 지금 당장 해내야 하는 과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생각이었습니다.